[북스 클로즈업]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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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누구나 일상에서 소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된다. 어떤 사람이든 10분마다 3번씩 거짓말을 한다는 믿기 어려운 연구결과도 있다. 큰 문제만 없다면 악의 없는 거짓말이나 작은 부정을 하더라도 스스로는 착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인간의 속성을 파헤치는 탐구서다. 저자인 댄 애리얼리 듀크대 교수에 따르면 인간은 이득을 얻기 위해 사소한 부정을 저지르지만 자신은 정직한 사람이라고 합리화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능력은 도덕적인 이미지와 이기적인 욕망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발현되는 것이라한다.

다이어트와 비교한 대목은 공감대가 형성된다.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은 점심과 저녁에 샐러드를 먹었기 때문에 열량 높은 쿠키 몇 개는 먹어도 괜찮겠지 생각한다. 대체로 도덕적인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작은 부정행위 따위는 별로 문제될게 없다고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경우도 엇비슷하다. 인간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이 이 같은 `자기 합리화` 때문이다.

이 책은 스스로 높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착각(?)이 인간관계와 비즈니스, 정치 등에서 어떻게 작용하는 지를 소상하게 보여준다. 다양한 실험 사례와 연구 자료도 제시한다.

시각장애인과 일반인을 태운 택시기사 실험은 흥미롭다. 택시기사들은 시각장애인보다 일반인을 태웠을 때 길을 우회하는 부정을 더 많이 저지른다. 길을 돌아가도 인지하기 어려운 시각장애인보다 일반인을 속이는 편이 죄의식이 적기 때문이란다.

부정행위의 전염성도 소개했다. 일상적으로 일어날 뿐만 아니라 전염도 되고 주변사람들에 의해서 더 부풀어진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구성원이 사회규범을 벗어난 행동을 하게 되면 스스로 도덕성 기준을 바꿔버리고 그의 행동을 자신의 모델로 삼게 된다. 모델이 저지른 부정행위 수위를 본인에게 허용되는 기준 범위로 생각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주로 모델은 부모나 선생님, 직장 상사 등 가까이서 존경하는 인물일수록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이 기준은 자신에게만 영향을 미치는데 그치지 않고 다시 타인에게 전파되는 위험성이 있다.

저자는 부정행위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깨면서 스스로 정직하게 돌아보자고 제안한다. 스스로 정한 도덕적 기준이 합리화로 한번 깨지고 나면 부정의 유혹에 더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잡한 세상, 온갖 유혹에서 자신을 지킬 묘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청림출판 펴냄. 1만6000원.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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