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과학 올림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런던 올림픽. 신기록과 감동을 자아내는 올림픽 경기 도처에는 과학기술이 숨어있다. 과학이 경기 결과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는 스포츠 과학기술 세계를 소개한다.

◇`0.01초` 더 빠르게= 선수가 착용하는 복장과 장비에는 0.01초라도 더 빠른 기록을 만들어내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녹아 있다. 수영은 첨단 수영복의 경연장이다. 0.01초의 작은 차이로도 승부가 결정되는 트랙에서 도전을 도와주는 것은 수영복. 다우케미칼이 제작한 수영복은 실리콘 소재로 자유로움을 더하고 신소재를 활용해 근육 떨림을 막아준다. 특수 코팅된 표면은 물의 저항을 줄이도록 고안됐다.

나이키의 수영복 `프로 터보스피드`는 미국과 러시아·독일·중국 대표팀에게 공급된다. 프로 터보스피드는 100m 비교 테스트 결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발표한 경기복보다 0.023초의 시간을 단축한다. 육상 경기에서 선수가 착용하는 스파이크 역시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진동 제어 기술을 적용해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고 충격을 완화시킨 스파이크가 선보인다. 축구 시합에는 열과 수분을 배출해 주는 초경량 신소재 유니폼이 있다.

나이키 신기술 `플라이니트`를 적용한 신발을 제공한다. 바느질 자국인 솔기가 전혀 없고 무게는 34g에 불과하다.

◇기량향상 위한 약물은?= 기량 향상을 위한 용품 못지않게 선수를 유혹하는 것이 약물이다. 약물을 통해 근력을 높이고 혈액 내 산소공급 능력을 향상시키면 경기 기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물론 올림픽에서 이 같은 도핑은 철저하게 금지된다. 런던올림픽에서 도핑테스트를 통해 사용 여부가 가려질 금지약물은 240여종에 달한다.

하지만 선수 시료에서 금지약물을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도핑 수법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미리 혈액을 뽑아두었다가 다시 수혈하는 방식으로 산소 공급량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소변을 미리 받아뒀다가 특정 성분을 주입해 약물을 찾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도 시도된다. 런던 올림픽에서는 1000여명 인원이 도핑테스트에 동원돼 매일 400명이 넘는 인원의 금지약물 사용 여부에 대한 철저한 분석에 나선다.

지능화되는 도핑을 가려내기 위해 전 세계 31개국에 34개의 국제공인도핑테스트 기관이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내 도핑컨트롤센터가 공인기관으로 유일하다. 권오승 센터장은 “도핑을 가려내는 기술은 한마디로 화합물 분석 기술”이라며 “수백 가지 금지약물에 대한 정보와 선수의 시료에 나타나는 물질의 일치 여부를 빠른 시간에 확인하는 기술과 장비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국제공인시험기관의 자격 조건도 까다롭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1년에 4번 치르는 시료 분석 테스트를 거쳐 매년 인증을 받아야 한다.

◇스포츠 과학자도 동원=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은 선수들의 과학적 훈련을 도와온 전문가를 런던 현지로 파견한다. 심리학과 생리학, 역할 전문가들은 런던에서 사격· 체조· 복싱· 역도·펜싱 선수들을 지원한다. 연구원은 현지 기후, 경기장 기상과 분위기, 경기 일정, 선수의 생리적 특색 등이 종합적으로 경기력에 미칠 영향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시차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훈련 프로그램과 컨디션 회복을 위한 식단 등도 마련한다. 실전이 임박하면 컨디션 조절 등 생리학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을 분석하고 보완점을 제시하는 역할도 도맡는다. 이 밖에 개별 선수들의 심리적 강점과 약점을 진단해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불안감을 없애는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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