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입니다. 더 잘해야죠.”
김용원 루미마이크로 대표는 요즘 밀려드는 주문에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공장을 모두 가동하는데도 주문을 채우지 못해서다. 1년 전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김 대표는 “그간의 노력이 결실로 맺어지는 것 같아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루미마이크로는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지로 출발한 회사다. 지난 2009년 금호전기가 LED조명 수직 계열화를 위해 인수했다. 그때부터 LED 패키지 시장이 불황에 빠지면서 어려워졌다. 그런데 지금은 패키지 기업이란 말이 조금 어색하다. 모기업 못지않은 조명 회사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미마이크로는 부진한 LED 업황 속에서도 최근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작년 한해에 육박하는 매출(449억원)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27억원을 남겼다. 작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70%, 영업이익은 1050% 급증한 수치다.
이런 성장에는 김 대표의 `이원화 전략`이 주효했다. 당시 인수와 함께 금호전기에서 루미마이크로로 합류한 그는 2010년 모듈 사업부를 신설했다. 단순 LED 패키지가 아닌 안정기 등이 포함된 반제품이나 완제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분석은 맞아 떨어졌다. 안정기를 내장시킨 형광등 대체용 직관형 LED를 개발하자 일본에서 러브 콜이 왔다. 엔도조명과의 계약 성사다. 엔도는 파나소닉, 도시바와 함께 일본 LED 조명 시장을 주도하는 메이저 기업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제품을 보고 매우 만족해했다”며 “작년 여름부터 같이 준비해 올 3월 일본 내 시판에 들어갔는데,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엔도조명은 루미마이크로의 직관형 LED를 가져다 등기구 등을 더해 판매하고 있다. 성능과 품질면에서 앞서 엔도는 현재 루미마이크로에서만 직관형 LED를 공급 받고 있다. 루미마이크로의 실적 향상에는 일본 수출이, 특히 엔도가 있다. 엔도가 이제 막 현지 판매를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출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직관형 LED로 승부를 볼 생각이다. 회사의 근간인 LED 패키지 기술을 토대로 차별화된 직관형 LED를 만들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직관형 LED는 일본 수요만 올해 1000만개에 이를 정도로 시장성이 크다.
그는 “형광등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조명이고 이를 대체하는 것이 바로 직관형 LED”라며 “발전 여지가 많기 때문에 차근차근 준비해 꼭 성공 스토리를 남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