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벤처 `100억 클럽` 결성 움직임이 일고 있다. 매출 1000억원 이상인 벤처 `1000억 클럽`이 성공적인 모임으로 자리 잡자 SW업계도 유사한 모임을 결성하자는 목소리다. 벤처기업협회·IT벤처포럼 등을 중심으로 SW 100억 클럽 출범 의사를 타진했다.
박기오 IT벤처포럼 의장(웰게이트 대표)은 “SW업계가 목표 의식(100억 클럽 가입)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며 “SW 100억 클럽이 결성된다면 서로 사업 시너지를 찾고 영세 SW업체도 밀어주며 산업이 발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0억 클럽 결성 움직임은 SW업체가 산업 특성상 1000억 클럽 가입이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SW업체 K사 대표는 “제조와 소프트웨어를 절대 비교하기 힘들기 때문에 매출 100억원 소프트웨어 기업은 1000억 벤처보다 더 의미가 크다” 며 “SW도 사기를 심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SW업체 I사 대표는 “SW업체가 1000억원을 하려면 국내로는 힘들다”며 “해외에 나가야 하며 패키지SW가 아닌 상용 SW를 수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발표한 381개 벤처 1000억 기업 가운데 게임 등 콘텐츠와 시스템통합(SI)업체를 제외한 순수 SW업체는 한 곳도 없다.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이 단일 기준으로는 1000억원(이하 지난해 매출)을 못 넘었다. 더존비즈온이 1000억원을 넘어섰지만 벤처 확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벤처1000억 클럽은 한 번이라도 벤처 확인을 받아야 대상이다.
SW업계 움직임에 벤처기업협회도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 특정 분야만을 위한 클럽을 두는 것은 이견이 엇갈리지만 전 업종 벤처기업을 매출 1000억원 잣대로 선을 그은 데 무리가 있다는 것에는 공감했다.
한 임원은 “상장사를 보면 SW업체는 매출 100억원에 시가총액이 2000억원에 이르지만, 제조업체는 매출 1000억원에 시가총액이 몇 백억원에 불과한 곳도 있다”며 SW 100억클럽 움직임에 공감하면서도 “SW 매출을 제조의 10분의 1로 본다고 하지만 논리적 근거가 약하다. 기존 SW관련 협회가 존재하는데 우리가 나서는 것도 보기가 안 좋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SW 100억 클럽을 만든다면 SW 관련 협회, 보안 협회 등과 함께 기획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업종별 벤처천억기업 분포 (단위:개사)
※자료:중기청·벤처기업협회(소프트웨어개발사는 게임개발사와 SI업체)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