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시즌 시작…글로벌 IT업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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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부터 글로벌 IT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잇따를 예정인 가운데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이 내놓는 예상치는 상당히 암울하다.

11일 주요 외신이 보도한 글로벌 IT기업들의 실적전망을 종합한 결과, 구글·애플·페이스북 등 신흥 IT강자들은 물론이고 AMD 등 기존 주자들도 성적표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애널리스트는 IT기업들의 2분기 순익이 분기초 예측치에 하회할 것으로 보고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JP모건의 하드웨어 담당 애널리스트 마크 모스코비츠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18개 IT기업의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를 2% 내렸다. PMI는 제조업분야 경기지표로 향후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JP모건 PMI에는 애플, IBM, EMC 등이 속해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조정한 수치”라고 밝혔다.

개별 기업 상황은 더 안 좋다. 최근 8분기 내내 시장전망치보다 평균 12%나 높은 매출과 순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왔던 애플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당초 예상치보다 기껏해야 1% 정도가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5` 출시가 늦어진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번 실적발표 시즌에서 가장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되는 페이스북 역시 우울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페이스북은 지난 5월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떨어지면서 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실적 시즌에 만회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됐지만 르네상스캐피털은 보고서에서 “페이스북 실적이 또다시 시장을 냉각시킬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구글 역시 새로운 운용체계(OS)와 스마트패드 등을 속속 내놓으며 업계에 불씨를 제공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에버코어는 “넥서스Q 등을 내놓은 것은 높이살만하지만 경쟁사인 애플, 아마존 등에 비해 아직까지 가격이나 매력 등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했다.

반도체와 장비제조업체 전망은 더 나쁘다. AMD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도 잇따라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장비업체는 반도체업체와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의 발주량이 줄면서 연쇄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IT기업의 실적 악화는 중국, 유럽, 미국 등의 경기 침체 영향이 가장 크다. 경기가 둔화하면서 IT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미국의 달러화 강세도 기업의 수출 이윤을 줄어들게 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아담 파커 애널리스트는 “그간 IT기업의 실적은 증시를 지탱했었지만 향후 상황을 답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표] 주요 글로벌 IT기업 2분기 실적 발표일

어닝 시즌 시작…글로벌 IT업계 `먹구름`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