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통신 기업인 피피아이(대표 김진봉) 생산라인이 풀가동에 들어갔다. 더위는 둘째 문제다. 미국, 중국 등에서 댁내가입자망(FTTH) 보급 확산으로 주문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해외계약이 밀려들면서 직원들은 밤낮을 잊은 채 제품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입사한 신입사원 10명은 파트별 생산현장에 배치돼 실무교육에 땀을 쏟고 있다. 피피아이는 3년째 인력이 20~30명씩, 매출은 40~60%씩 늘고 있다.

최근 방문한 피피아이 공장 2층에 자리한 기업부설연구소에서는 20여명의 연구진이 출시를 앞둔 파워메타 테스트에 한창이었다.
◇광파워분배기 세계시장 호령=피피아이는 지난 10년간 평판광도파로(PLC)에 한 우물을 파면서 광산업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주력 제품인 광파워 분배기와 광파장 분배기는 미국, 일본, 중국시장 점유율 70%를 넘었다. 지난해 매출은 2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엔 50억원대, 2009년 80억원, 2010년 1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광주 광산업체 가운데 100억원 이상 매출 기업이 22곳임을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성적표다.
김진봉 대표는 “경영원칙은 발생한 이익을 장비보강과 시설확충에 재투자하자는 것”이라며 “창업 이후 이 같은 원칙을 어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얻은 80억원의 당기순이익 대부분은 설비 증축에 재투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쟁사가 투자를 꺼려할 때 공격적 투자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부도위기 두 번…기술력으로 극복=지난 1999년 전남대 학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피피아이는 `좋은 아이템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소신으로 창업 전선에 나섰다. 당시 연구소장을 맡고 있던 김진봉 사장은 전남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평판광도파로(PLC:Planar Lightwave Circuit)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벤처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엔젤투자가로부터 28억원을 지원 받았고 광산업이 정부의 지역전략산업진흥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창업 3년차에 첫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시장이 개화하지 않으면서 반도체 유지비·인건비 등으로 매년 18억원 손해가 발생한 것. 매출은 늘지 않는데 관리비만 늘어나니 버틸 여력이 없었다. 급한 마음에 정부가 주선하는 30억원 가까운 프라이머리 전환사채에 도움을 요청했다. 코스닥에 상장하지 않으면 비용 전액을 환수하는 조건임에도 앞뒤 가릴 처지가 아니였다. 2007년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전환사채 상환일을 앞두고 일부 납품업체들이 대금결제를 독촉하며 회사를 점거했다. 이때의 충격으로 김 사장은 10년간 피워온 담배를 끊었다. 막중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지쳐갔을 무렵이다.
◇모든 양산시스템 자체 구축=위기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피피아이의 기술력을 알아본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NHK가 15억원 상당의 납품계약을 요청했다.
피피아이는 지난 2005년부터 미국 광파워 분배기 시장 9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 KT와 하나로통신의 광파워 분배기 성능 인증 테스트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중국과 일본, 유럽, 동남아 등지로 수출 길을 여는 데도 성공했다.
김진봉 대표는 “평판광회로기술 100%를 국산화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며 “여기에 모든 공정을 자체 해결할 수 있는 안정된 양산체계를 구축하면서 날개를 달았다”고 덧붙였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