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은 시각화(visualization)의 약자(略字)다. 비전은 비전이 달성된 모습을 시각화해 상상해보는 것이다. 비전이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비전을 듣는 순간 3초 이내에 가슴이 벌렁거려야 한다. 비전을 마음속에 품고 사는 사람의 가슴은 언제나 두근두근 또는 두 근 반, 두 근 반 할 정도로 뛴다. 그래서 비전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가슴보다 무거운 네 근(두근+두근) 또는 다섯 근(두 근 반+두 근 반)이라고 한다.
둘째, 비전을 생각하면 주먹이 불끈 쥐어지면서 어떠한 시련과 역경에도 반드시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결의가 생겨야 한다.
셋째, 비전을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뜨여야 한다. 비전은 눈 먼 시대, 먼눈을 뜨게 해주는 미래의 등불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비전을 듣는 순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비전은 그렇지 못하다. 대체로 비전은 다음 네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 비전을 듣는 순간 마음이 슬퍼지는 비전(悲典)이다. 회사의 비전은 주로 숫자로 제시된다. `2015년 매출 15조 달성` 같은 비전은 듣는 순간 가슴이 답답해진다. `휴일에도 출근해야 되는 것 아냐?` `야근하는 날이 많겠군!` 이런 푸념조의 말이 직원 사이에 오가면서 어느 새 비전은 듣는 순간 가슴이 답답해지는 슬픈 비전(悲典)으로 전락한다.
둘째, 비전은 어느 누구에게도 호소력을 지니지 못하는 비전(非典)이다. 구성원의 공감대가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향식으로 제시되는 일방적 비전이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비전은 경영자와 리더 몇 사람만 비밀리에 공유하는 비전(秘典)도 있다. 이런 비전은 아는 사람만 알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비밀리에 전달되는 비전(秘傳)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비전을 듣는 순간 불현듯 바로 나의 비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비전 달성에 강한 열의를 품는 비전, 즉 비전과 함께 꿈의 목적지로 다 같이 날아가는 비전(飛典)이다. 이런 비전을 가져야 경영자와 구성원이 혼연일체로 꿈의 목적지를 향해 동행하는 것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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