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오피스 소프트웨어(SW) `한컴오피스`의 수입대체 효과가 연간 37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국산 SW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 부재로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국산 SW가 오히려 외면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SW산업 진흥과 저작권 관리 등의 정부 거버넌스가 분산되면서 발생하는 피해도 상당해 SW 지원정책을 일관성 있고 힘 있게 추진할 전담부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규성 부활IT강국운동연합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 디지털강국 실현을 위한 국산SW 육성 전략`을 주제로 한 `제1차 미래IT강국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표는 “국내 주요 패키지 SW 25개사의 2010년 전체 매출액은 8891억원으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매출액 73조6000억원의 1.2%, 오라클 매출액 31조6000억원의 2.8%에 불과하다”며 “SW분야의 외국산 독과점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독과점이 깨진 오피스 시장의 경우 `한컴오피스`로 3739억원의 외화절감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패키지 SW 연간 매출액 8900억원의 42%에 달하는 수치다.
국산 SW의 경제파급효과가 커지만 정부부처에서 오히려 역차별 받는 사례도 제시됐다.
노규성 대표는 “필소굿소프트가 개발한 국산 포토숍 `이지포토(EZ-Photo)는 GS인증 획득, i-HUB 아이디어공모 등에서 우수 SW로 인정받고 외산 어도비 포토숍 대비 가격도 10% 불과하지만 국내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며 “이 회사는 경찰청의 덤핑 수주, 한국생산성본부의 전산자격 불채택, 교육부·행안부·지경부·문화부 등 정부부처의 비협조 등으로 애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패키지 SW 특성상 불법복제 피해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 시장에서 구매가 있어야 SW산업을 살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노 대표는 `국산 SW 구매와 사용 할당제(Quarter) 도입을 제안했다. 이어 “SW산업 진흥은 지경부가, SW 저작권 관리는 문화부가 담당하는 등 일관성이 부족해 피해를 입고 있다”며 “관할을 한 곳에 집중해 국산 SW 지원정책을 힘 있게 추진할 전담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찬기 한국SW전문기업협회장도 “SW산업 정책에 대한 로드맵이 있다면 상황에 맞춰 세부사항만 바꾸면 되는데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로드맵도 바뀐다”며 “거버넌스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임승환 제스아이앤씨 대표는 주제 토론에서 “외산 SW는 공공기관에서 20%대 유지보수 비용을 받는 반면에 국산 SW는 6% 요율에 그친다”며 “이마저도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국산 SW 도입 단가를 낮추다보니 체감 유지보수 비용은 더 내려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성서 필소굿소프트 대표는 “SW산업이 IT 서비스 중심으로 넘어가지만 기본 패키지 SW 개발능력 없이는 IT산업도 발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