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제외한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하고 외국계 업체까지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시장 구도에 변화가 예상됐다. 유럽발 경제 위기 여파로 하반기 세트 수요도 불투명해 업체 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파운드리 업체인 동부하이텍은 이달 들어 가동률 성장세가 정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졌던 가동률 상승세가 한풀 꺾인 상황이다. 통상 2~3개월 이후 세트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파운드리 시장 성격상 하반기 수요가 약화될 공산도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8 라인을 연내 시스템 반도체 및 파운드리 전용 라인으로 완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기존 라인의 절반 이상을 파운드리 라인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 4분기면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동부하이텍과 치열한 고객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파운드리 업체들도 한국 내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서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4위권 업체인 대만 UMC가 조만간 한국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미 한국 지사를 세운 아날로그 파운드리 업체 타워재즈도 기술 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해 고객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발 재정 위기 등 거시 경제 불투명성이 지속되고 있어 올 하반기 파운드리 시장은 다소 위축될 전망”이라며 “국내외 업체 간 시장 경쟁도 치열해져 시장 구도도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