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북미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2` 기조연설에서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다음은 무엇인가?(What`s Next?)”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사람의 동작과 음성을 물 흐르듯 컴퓨터가 인식하는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Natural User eXperience)`이 차세대 경험이 될 것”이라며 사용자 경험(UX)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스마트 기기의 보편화와 함께 UX는 TV 광고나 신문기사에서뿐만 아니라 직접 체험이 가능한 개념이 됐다. 국내에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 편리하고 단순한 디자인, 부드러운 터치감과 손쉬운 조작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그야말로 모 CF의 카피인 `혁신은 이런 것이다`를 실감했다.
이처럼 UX 대세론은 사용자의 개인적·주관적 경험을 중시한 애플의 `아이폰` 전략이 모태가 되어 IT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MS 등 글로벌 IT 기업은 이미 별도 UX 부문을 설치했고, 국내에서도 삼성전자·LG CNS·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이 UX를 연구하고 있다. 사람 중심의 UX를 표방하는 것이 IT 업계의 핵심 전략이 된 것이다.
특히 혁신적 사용자환경(UI)/사용자 경험(UX)에 관심이 고조되면서, 자연스러운 UI와 UX 구현이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태블릿PC) 같은 IT 관련 소비재는 물론이고 기업 비즈니스의 경쟁력과 직결돼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기업에서는 조직이나 업무의 논리, 업무 절차의 효율성을 강조한, 프로세스 중심으로 설계하고 구현한 시스템을 개발해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중시했다. 시스템 개발자나 운용자 측면에서 시스템을 구축해온 경향이 짙었다. 이는 `고객 우선`이나 `고객 만족`이라는 일반적 고객 서비스 마인드와 달리, 내부 직원이나 동료에게 UI가 불편한 시스템에 적응하라고 은연중에 요구해온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개방·참여·공유를 중심으로 한 웹2.0 환경이 가속화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자연스럽고 풍부한 UX를 적용한 다양한 스마트 기기가 출현했다. 여기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점차 기업 내부 시스템에도 업무의 생산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UX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기업들도 기업에 맞는 UI 제품을 도입하고 UX 컨설팅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기업용 UI/UX는 소비재용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기업은 전문 제품이나 컨설팅으로 직원의 요구를 해결하고 비즈니스의 생산성을 높여 가치를 실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기업용 UI/UX는 소비재보다 데이터 지향적이다. 소비재용과 달리 기업용 UI/UX는 그리드나 차트 등 수치 데이터를 잘 표현하기 위한 그래픽 사용자 환경(GUI) 컴포넌트가 기본이다. 기업의 데이터 지향적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UX 기반의 UI가 구현될 때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가치는 극대화할 수 있다.
UX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특히 기업 비즈니스 환경에서 UX는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이폰이 이끌어낸 세계의 디지털 라이프 생태계를 생각해 보면 UX가 제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업무 사용자의 편의성과 사용성을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 사용자 경험(BUX:Business User eXperience)`으로 기업 내부의 역량과 경쟁력, 나아가 기업의 가치를 높여야 할 때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대표 dustinkim@tobesof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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