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모바일게임 매출이 전체 모바일게임 매출 34%를 차지했다.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가 벌어들이는 매출은 16%에 그쳤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뉴주·디스티모가 함께 올해 3월 미국 내 모바일게임 산업 플랫폼 별 매출 비중을 조사해 발표한 내용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iOS 모바일게임이 안드로이드보다 5배나 많은 매출을 올렸다. 한마디로 `모바일게임으로 돈을 벌려면 iOS용을 만들어라`는 공식이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공식이 우리나라에서는 깨졌다.
SK플래닛 등 국내 업계 조사에서 같은 기간 국내 안드로이드용 모바일게임 수익 규모가 iOS용 게임보다 무려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로이드 단말기 강세와 함께, 이동통신사 자체 애플리케이션 장터의 지역화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선두 업체인 게임빌은 올해 3월 SK플래닛 T스토어에서만 13억5000만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체 거래액의 63%에 이르는 수치다. 구글 기본 앱 장터인 구글 플레이까지 더하면 안드로이드에서 전체 85%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애플 iOS용을 파는 앱스토어는 15% 안팎에 불과했다.
컴투스도 같은 기간 T스토어에서만 애플 앱스토어 매출에 비해 월등히 높은 8억4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컴투스가 지난 3월 iOS용 앱스토어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5억2000만원 정도다. 컴투스 관계자는 “각 앱 장터별 매출 비중은 확인해주기 힘들지만, T스토어에서 실적이 괜찮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두 게임업체도 T스토어에서 발생한 매출이 앱스토어에 비해 2 배 이상 높았다. 3월 T스토어에서 6억4000만원 매출을 올린 A사의 경우 앱스토어 매출은 2억7000만원에 불과했다. 또 같은 달 앱스토어에서 5700만원 매출을 낸 B사는 T스토어에서는 2억9000만원 벌어들였다. 두 회사 모두 구글 플레이를 통해서도 앱스토어와 비슷한 규모의 수익을 냈다. 두 회사의 T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는 각각 3위·9위다.
국내 시장에서 미국과 달리 안드로이드용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삼성전자 등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강세와 함께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없을 정도로 잘 구축된 이통사 자체 앱 장터 생태계 덕분이다. SK플래닛 T스토어의 경우 1460만명 가입자에 누적 내려받기 수만 7억건을 넘어섰다.
박정민 SK플래닛 T스토어 사업부장은 “한국에서 안드로이드 앱 시장이 강세인 원인 중에는 T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확장 노력과 철저한 지역화 전략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제수단 다양화·국내 개발사와 제휴한 각종 프로모션 등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한 모바일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T스토어에 먼저 출시하면 배너 노출 등으로 도와주겠다는 제의를 해오기도 한다”며 “개발사와 T스토어에 모두 이득이 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꾸준히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안드로이드 단말기가 강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미국도 삼성전자·HTC 등 안드로이드 단말기 비중이 50%를 넘는 것은 마찬가지다.
주요 모바일게임사 3월 국내시장 플랫폼별 매출 비중(단위:백만원)
※자료:SK플래닛·업계 추정치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