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을 세계 중·대형 2차전지 시장 1위로 올려놓은 제너럴 모터스(GM)가 배터리 전략을 전면 수정한다. 자사의 대표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안정성을 고려해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 이외에 인산철 계열의 2차전지를 추가할 예정이다. 쉐보레 볼트에 전량 공급해 온 LG화학 공급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2일 GM은 쉐보레 볼트의 배터리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중국 ATL의 배터리를 테스트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 아이폰 등에 배터리 공급물량이 가장 많은 ATL은 중대형 분야에서는 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한다. 쉐보레 볼트의 배터리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GM이 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해서라도 안정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인산철은 전압과 에너지밀도가 낮아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에 비해 무겁고 출력 등 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안정성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로 인해 중국을 포함한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인산철 계열의 배터리 장착을 시도하고 있다.
ATL 고위 관계자는 “최근 GM이 쉐보레 볼트용으로 배터리 테스트와 양사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배터리가 전기차 안전의 핵심인 만큼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지금은 협상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쉐볼레 볼트는 닛산의 `리프(Leaf)`와 더불어 현재 세계 유일의 양산 전기차다. 쉐보레 볼트는 지난해 7819대가 팔려 세계 두 번째 판매순위를 기록했다. 차량 당 228개의 배터리 셀(셀 당 용량 15Ah) 탑재를 고려하면 지난해 LG화학이 공급한 셀만 약 180만개에 달한다. GM은 지난해 LG화학을 중대형 시장 1위업체로 발돋움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했다. LG화학은 지난 2010년 GM과 6년간 독점적 계약을 맺고 그해 9월부터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용 2차전지를 공급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쉐보레 볼트 화재 사고는 지난해만 2~3건으로 배터리 안정성 논란이 대두돼 왔다.
한국GM 관계자는 “(본사에서)배터리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중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배터리 업체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물량이나 구체적인 계획 수립단계는 아니지만 배터리 안정성과 원활한 물량 수급을 위해 공급선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 LG화학 2차전지 전기차 시장 공급 현황
*HEV전기차는 PHEV와 BEV와 비교해 배터리 용량이 10% 미만.
자료=LG화학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