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시장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노키아가 추락하면서 한국 내 생산량도 급감했다.
지난 2008년 4조원대로 정점을 기록한 후 내리막길이다. 노키아 생산법인이 자리잡은 마산자유무역지대 수출 실적도 `반토막` 날 지경이다.
22일 노키아 한국 생산법인 노키아티엠씨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도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노키아티엠씨 매출액은 2조8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가량 감소했다. 4조6000억원에 육박했던 지난 2008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노키아티엠씨는 1984년 핀란드 노키아와 미국 탠디 간 합작투자 법인으로 설립된 후 1993년 노키아 100% 출자법인으로 전환됐다. 회사는 마산자유무역지역 내에서 노키아 휴대폰 등을 생산, 수출한다. 2011년 말 현재 1300여명이 근무한다.
노키아티엠씨는 노키아가 2000년대 후반 애플·삼성전자에 주도권을 넘겨주기 전까지 10년 넘게 독주한데 힘입어 성장했다.
노키아티엠씨 매출은 1999년 1조6000억원대를 기록한 후 2000년대 들어 2조~3조원대로 증가했다. 2008년에는 4조5849억원까지 늘어났다. 생산량 대부분을 수출하기 때문에 2008년 말 무역의 날 기념 금탑산업훈장도 받았다.
계속될 것 같던 상승세는 세계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된 2009년부터 꺾였다.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 실패하면서 노키아티엠씨 매출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2009년 3조원대로 내려간 후 지난해에는 2000년대 중반 수준인 2조원대로 뒷걸음질쳤다.
2008~2009년은 애플 `아이폰`이 해외로 뻗어나가며 스마트폰 시장 주류로 입성한 시점이다. 2010~2011년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구글 안드로이드폰이 도약한 기간이다. 같은 기간 노키아가 흔들리면서 노키아티엠씨 매출도 줄어든 셈이다.
노키아티엠씨 성장세가 꺾이자 회사가 위치한 마산자유무역지역 수출량도 감소했다. 노키아티엠씨는 마산자유무역지역 수출량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지역 연간 수출액은 2008년 50억7217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세다. 지난해에는 32억4150만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향후 노키아티엠씨 회복 여부는 노키아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윈도폰 사업에 달렸다. 노키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첫 LTE 윈도폰을 출시하는 등 윈도폰으로 부활을 꾀하는 중이다. 노키아티엠씨도 윈도폰 생산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티엠씨는 실적 감소 대응방침은 외부에 밝히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노키아티엠씨 측은 “실적 감소 배경을 비롯한 내부 사안은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자료:노키아티엠씨 감사보고서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