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경제`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게임 하나로 연간 1조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제효과를 의미한 신조어 `스타크노믹스`에 버금가는 `디아블노믹스`의 탄생이 시대된다.
최근 가장 큰 화제를 모은 디아블로3가 게임을 넘어 다른 산업까지 파급력을 넓힌다. 시작은 PC방과 컴퓨터 부품업계다. PC방과 컴퓨터 부품 시장에서 20% 이상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두 시장이 각각 2조5000억원과 1조5000억원 수준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무려 8000억원의 추가 수익이 디아블로3 덕분에 만들어진다. 여기에 유통·광고·결제·아이템거래 등 관련 산업까지 합치면 디아블로3가 연 1조원 상당의 시장을 만드는 셈이다.
◇PC방과 컴퓨터 부품이 최대 수혜주=PC방 정보사이트 게임트릭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PC방 이용시간이 총 940만 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대 수치다. 전 주말 평균 사용시간인 770만 시간보다 20% 이상 늘었다다.
디아블로3는 점유율 30%를 돌파하면서 사실상 PC방을 점령했다. 디아블로3를 하기 위해 오랫 동안 게임을 하지 않았던 휴면 고객은 물론, 신규 고객까지 PC방을 찾았다.
안성용 인터넷PC문화협회 홍보팀장은 “디아블로3 출시 이후 성인층을 비롯해 PC방을 찾는 고객들이 대거 늘어났다”면서 “업주 입장에서도 오랜만에 손님이 늘어나면서 경기침체로 주저하던 컴퓨터 업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업그레이드 수요로 부품 시장에는 훈풍이 불었다. 불황 탓에 부품 교체를 주저하던 PC방 업주들이 디아블로3 출시에 맞춰 투자를 시작했다. 개인도 다나와 등 인터넷과 가격비교전문사이트로 `디아블로 맞춤형 PC` 등을 찾는다. 다나와 컴퓨터 구매 조회 수는 94만 건에 이른다. 지난해 70만 건을 밑돌던 수준에서 20% 이상 늘어났다.
다나와는 “5월은 인터넷쇼핑 업계의 비수기”라며 “올해는 평년과 다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나와는 “디아블로3 구동 호환성이나 견적문의 등의 게시물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4월 중순 하루 20~30건 수준이었던 디아블로3 부품 문의가 20일 기준 200건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시장 뺏기 아닌 파이 키우기 효과=디아블로3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냈다. 기존 게임 고객을 뺏어오기보다 새로운 이용자를 끌어들인 효과가 두드러진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긍정적 신호다.
20%까지 PC방 점유율을 올렸던 `리그오브레전드`는 디아블로3에게 정상을 내주며 2위로 내려앉았다. `리니지`나 `아이온` 등 국산 게임의 시장 점유율도 하락했다. 하지만 이들 게임 이용시간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디아블로3 서버 접속이 어려워지면서 잠깐 짬을 내 즐기는 `피파온라인2`나 `서든어택`은 이용 시간이 오히려 늘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PC방이나 컴퓨터 부품업계, 마케팅을 비롯한 관련 산업에 미칠 효과를 감안하면 1조원 상당의 경제효과 추정도 가능하다”며 “지난 2005년 게임 완성도의 세대 교체를 이뤄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출시에 견줄만하다”고 말했다.
디아블로3가 끝이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콘텐츠 소모 속도를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장기적으로 휴면 및 신규 고객을 다른 게임으로 유치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초기이기 때문에 콘텐츠 소진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며 “PC방 점유율을 보면 리니지나 아이온 이용자가 크게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휴면 고객이나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PC방 사용시간 추이
자료:게임트릭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