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귀 퀵캣 대표 추천의 변(辯)=“한국의 어도비를 꿈꾸는 위트스튜디오!” 장원귀 퀵캣 대표는 김대욱 위트스튜디오 대표를 추천했다. 위트스튜디오는 애플리케이션(앱) 디자인 툴 회사다. 앱을 개발하는 디자이너가 겪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간편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해 각광 받고 있다.
우연한 만남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김대욱 위트스튜디오 대표는 아주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관련 학과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인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에 참가했다가 채은석 이사를 만났다. 채 이사는 한양대 영상디자인학과에 다니고 있었다. 김 대표와 채 이사는 첫 자리부터 서로 통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한 팀이 돼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주로 대기업에서 소프트웨어(SW) 프로젝트를 받아 개발과 디자인을 한꺼번에 처리해주는 일을 했다.
그러다 문제가 생겼다. 무슨 제품이든 한번 개발해서 넘겨주면 고객에서 수정 요청을 하고, 디자이너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서 디자인을 새로 해야 했다. 만약 오디오 플레이어를 구현할 때 고객사가 전체적인 이미지를 바꿔달라고 요구한다면 시작·정지·건너뛰기·볼륨조절 버튼과 배경색을 일일이 고쳐야 한다.
“다시 고치는 일을 하는 게 시간도 오래 걸리고 디자이너로서 가장 하기 싫은 일”이라고 채 이사는 설명했다. 대부분 디자이너는 어도비 `포토샵`을 이용해서 디자인을 하는데 앱에 특화된 기능은 따로 없어서 불편했다.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채 이사가 김 대표에게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디자인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2010년 초 앱 디자인 툴을 개발했다. 디자인을 만들면 저장했다가 다시 쓸 수 있고 컬러 휠로 여러 페이지 분위기를 한 번에 바꿔 줄 수 있다. 크기를 늘리고 줄이는 것도 간단하다.
김 대표는 “만약 100개 페이지 프로젝트라면 기존에는 100개를 하나하나 다 고쳐야 했지만 한꺼번에 톤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대기업은 3개월 동안 4000만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에 이 툴 사용했다. 2개월 만에 비용은 3200만원만 들여 완성했다.
두 번째 우연은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와 만난 것이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출신인 김 대표는 학교에 찾아갔다가 강연차 들른 권 대표를 맞닥뜨렸다. 그 자리에서 하고 있는 일을 설명하자 권 대표가 창업을 권유했다고 한다. 이미 가지고 있는 툴을 사업화 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2010년 권 대표가 만든 엔젤투자회사 프라이머에서 3000만원을 투자 받고 사업화에 나섰다.
색맹 시뮬레이션, 클라우드 업로드 등 기능을 추가해 `코디네이터`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용체계(OS)용 1.1버전을 내놨다. 지난해 6월 법인 설립 후 웹에서 무료로 배포한 이 제품을 사용해 만들어진 앱이 이미 세계에서 3만5000건을 넘어섰다. 지금은 앱 개발 용역이나 코디네이터를 묶어 팔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위트스튜디오는 오는 7월을 목표로 2.0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 맥OS·리눅스에서도 쓸 수 있다. 2.0버전이 나오는 대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 목표는 어도비 같은 글로벌한 디자인 툴 전문 회사가 되는 것. “앱디자인 하면 `코디네이터`부터 거론됐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