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좋아요` 버튼 눌렀다고 해고라니...

`법률이 기술보다 앞설 수는 없는 것인가.`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시대에는 언제나 나타나는 기술-법률 간 격차 문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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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좋아요(Like)` 심벌

9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 표시가 표현의 자유 등을 명시한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판결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버지니아 동부지방법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표시를 했다는 이유로 종업원을 해고한 것과 관련해 이 같이 결정했다.

버지니아주 햄프턴 지역 보안관실에 근무하던 바비 블랜드 등 5명은 2009년 당시 상관이던 B.J. 로버츠가 보안관 재선 선거운동을 하던 당시 상대 후보였던 짐 애덤스 페이스북에 들어가 `좋아요` 표시를 했다.

이들은 로버츠가 선거에서 승리한 후 예산감축·불성실한 근무태도·조화와 효율부족 등의 이유로 해고됐다. 그러자 상대후보 페이스북에 `좋아요` 표시를 한 것 때문에 해고를 당했다는 소송을 냈다. 페이스북에서는 특별한 설정을 하지 않으면 누가 어떤 글에 `좋아요` 표시를 했는지 모두가 볼 수 있다.

사건의 핵심은 페이스북의 `좋아요`가 헌법이 보호하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지에 모아졌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페이스북에 있는 `실제로 게시한 글`까지로 보인다”면서 “`좋아요`는 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산타클라라대학 법학대학원 에릭 골드만 교수는 “`좋아요` 표시를 하면 광고를 비롯한 각종 이유와 목적으로 쉽게 다른 사람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포함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판사들이 일반적으로 페이스북 `좋아요`의 자세한 기능을 이해하지 못해 이 같은 판결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상사를 비판하는 글을 직접 써서 게시하면 표현의 자유라 보호받고, 비판한 글에 `좋아요`라고 표시하면 보호받지 못하는 결론에 이를 수 있음을 지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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