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주 국립과학관 건립공사 전면 중단

대구와 광주에서 추진 중인 국립과학관 건립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정부와 지자체가 국립과학관 건립 후 운영비 부담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정부는 공사비 지원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지자체는 공사비와 운영비는 별개의 사안인데도 정부가 운영비 부담률 이견을 문제 삼아 공사비 지원 중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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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자체 운영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채 방치되고 있는 국립대구과학관 모습.

대구시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내 11만7356㎡부지에 건립 예정인 대구과학관은 지난 2월 말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총 공사비가 1151억원인데 정부가 부담해야할 808억원의 공사비 중 67억원을 지원받지 못해 80일 가까이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공사 진척률은 87%다. 당초 이달 준공해 오는 10월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개관 시기를 무기한 연기해야할 상황이다.

광주과학관도 마찬가지다. 광주첨단지구 일대 9만8248㎡ 부지에 건립 예정이던 광주과학관은 지난해 말부터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해 6개월째 공사를 못하고 있다. 현재 82%정도 공사가 진행됐다. 내외부 전시물 설치 등 마무리 공사는 전혀 진척이 없다.

기획재정부가 공사비 지원을 중단한 이유는 국립과학관 건립 후 지자체와 정부 간 운영비 부담률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대구와 광주시는 매년 운영비의 10%를 부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정부는 지자체가 40%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는 과학관 건립비의 30%(343억원)를 부담했는데, 운영비까지 40%를 부담지우면 시가 감당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만일 대구시가 정부 입장을 받아들이게 되면, 연간 과학관 운영비가 100억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대구시는 4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광주시 또한 건립비의 30%(254억원)를 부담했기 때문에 매년 운영비 40%를 부담하면 시 재정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정부의 운영비 부담에 대해 형평성과 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학관 육성법 제3조는 `국립과학관은 국가가 설립, 운영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은 연간 174억원, 국립과천과학관은 연간 144억원의 운영비를 전액 국비 지원하고 있다.

지역 과학계는 “정부가 지역 과학기술의 대중화와 과학기술문화 거점 육성이라는 과학관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며 “국립과학관 건립에 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와 광주시는 현재 과학관 공사를 중단할 수는 없기 때문에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할 계획이며, 정치권을 통한 사태해결에도 기대를 거는 눈치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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