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 방통위 가이드라인 `애매모호`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방통위 가이드라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해 12월 망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 방통위 가이드라인 `애매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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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개방적이고 공정한 인터넷 이용 환경 조성과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의 5대 기본 원칙은 이용자 권리와 트래픽 관리 투명성, 합법적인 서비스와 기기 차단 금지, 합법적인 서비스 차별금지,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다.

하지만 예외조항 등 모호한 규정이 혼재된데다 구체적 기준이 미비해 실질적 가이드라인으로 기능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규정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애매모호한 가이드라인은 실제 적용 과정에서 엇갈린 해석으로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선 가이드라인에 망 이용 대가를 비롯해 새로운 서비스 모델과 기기에 대한 명확한 기준 제시가 없다는 점이 개선 과제로 손꼽힌다.

뿐만 아니라 가이드라인은 유선 망과 무선 망에 대한 차이점이 분명하지 않다.

유선과 무선은 경쟁 상황이 다를 뿐만 아니라 망 중립성 역사가 다른 만큼 분리해 접근해야 함에도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의 목적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사업자간 이해 조정을 목적으로 하는 지 아니면 이용자 보호인 지, 혹은 산업 발전인 지 불분명하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은 통신사업자가 합법적 콘텐츠·애플리케이션·서비스 또는 망에 위해가 되지 않는 기기를 차단하거나 합법적인 트래픽을 불합리하게 차별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통신사업자가 망의 보안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거나 일시적 과부하에 따른 망 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경우 등에 한해 제한과 차단 등 합리적 수준의 트래픽 관리를 인정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합법적 콘텐츠와 서비스를 원칙적으로 차별하거나 차단할 수 없다`와 `합리적 트래픽 관리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엔 가능하다`는 내용은 해석에 따라 자의적 판단이 가능하다.

통신사 관계자는 “망 부하를 초래하는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무엇인 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인터넷 트래픽 관리 투명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경우 이용자에게 해당 상황과 영향을 고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고지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는 공지로 갈음할 수 있다고 예외조항을 인정했다.

`합리적 트래픽 관리` 조항 역시 지나치게 모호하고 광범위하게 인정됐다. 망의 보안과 안전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망 혼잡으로부터 다수 이용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법에 따른 요청이 있는 경우 등에는 사업자가 콘텐츠와 서비스를 차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자칫 이 조항은 미래 사업모델 창출에 족쇄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마트 생태계 참여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망 중립성에 대한 판단 기준과 절차를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망 중립성 및 인터넷 트래픽 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자료:방송통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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