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모여 이야기해도 관심 갖는 이야기만 골라 듣는 현상을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 라고 부른다. 사람은 하루 종일 주위에서 들려오는 각종 소음을 귀를 통해 듣지만 모든 소리를 지각하지 않는다. 특정 소리가 들리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 심리적인 이유로만 간주했다.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라고 생각하는 소리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현상을 심리학 용어로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이라고 한다.
최근 미국에서 `칵테일 파티 효과`가 두뇌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과학적으로 확인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화제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팀이 칵테일 파티 효과가 가능한 이유를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다양한 목소리가 귀로 들어와도 뇌는 그 중 한 목소리만 골라 처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두 가지 목소리를 동시에 듣고 있는 사람의 두뇌 움직임을 조사했다. 특정 음성 주파수에만 반응하는 뉴런 그룹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지원자를 뽑아 `칵테일 파티 효과`를 조사했다. 지원자는 3명의 간질 환자였다. 환자에게 남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문장을 동시에 말하는 것을 녹음해 들려줬다. 말 중에 특정 단어가 나오면 그 사람 목소리에만 집중하라고 했다.
환자들은 처음에 남녀 중 어느 한 사람 목소리만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상은 환자마다 달랐다. 특정 단어가 나온 후에는 모두 그 단어를 말한 사람의 목소리만 뇌에서 처리했다. `사람은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는 말이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
연구 책임자 에드워드 창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한계로 여겨 왔던 음성인식장치의 문제를 극복했다”며 “이 연구를 응용한 뇌 언어 처리 분석 프로그램은 노화나 주의력 결핍 장애, 자폐증 등을 겪는 뇌가 어떻게 언어를 처리하는지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