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19대 총선 이후 정치권에서 거세지는 통신비 인하 압박에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안승윤 경영지원실장(CFO)은 2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이통사나 소비자 모두 만족 못하는 인위적 요금 인하보다 경쟁 활성화가 더 중요하다”며 요금 인하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안 실장은 “계속되는 요금인하 압박은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설비 확충과 기술 개발에 중요한 걸림돌로 대두되고 ICT 산업 전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계통신비 부담은 상당부분 통신요금이 아닌 비싼 단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례적으로 공개 석상에서 강하게 발언한 까닭은 추락하는 실적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매출 3조9856억원, 영업이익 4523억원(이상 연결 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은 2011년 1분기 대비 2% 남짓 늘어난 반면에 영업이익은 26.4%가 떨어졌다. 직전 분기에 비하면 4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LTE 광고와 프로모션 집행이 지난해 말 집중됐기 때문이다. 연결순이익(3233억원) 하락율도 39.8%에 달한다.
영업이익 하락은 지난해 9월 시행된 기본료 인하 정책과 함께 늘어나는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따른 네트워크 투자, 카카오톡 등 무료 메시지 서비스로 인한 SMS 매출 타격이 이유로 꼽힌다. 기본료 1000원 인하로 해당 분기 이익 797억원과 문자 매출 하락에 따른 625억원의 매출이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ARPU는 3분기 연속 내리막이다. 1분기 ARPU는 3만9126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267원이 줄었다. 직전 분기에 비해서도 763원 줄어든 수치다. ARPU가 떨어지면서 전체 이동전화 수익은 2조621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0억원 줄었다.
내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KT와 LG유플러스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증권가 추정치를 종합하면 KT는 매출 5조8000억여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0%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520억원으로 37% 이상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LTE 가입자 확대로 매출 2조5000억원 안팎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 이상 감소한 710억원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 2012년 1분기 실적(연결 기준·단위:억원)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