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SW에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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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벤처캐피털업계의 소프트웨어(SW) 투자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1일 미국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전미캐피털협회(NVCA) `벤처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1분기 SW 투자규모는 16억4700만달러(약 1조86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 12억1100만달러와 비교해 36%나 급증했다. 이는 올 들어 유럽발 금융위기 불안감으로 미국 전체 벤처투자 규모가 19% 감소한 가운데 나타났다.

17개 분야별로 봐도 SW투자는 유일하게 10억달러를 넘어섰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많은 투자처인 바이오기술(BT·7억8000만달러), 에너지산업(7억7800만달러)을 두 배나 웃돌았다. 경기가 불안하면 안정적 투자처에 자금이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은 SW 잠재성을 경기와 무관하게 높게 평가하는 셈이다.

미국 SW벤처 투자규모는 최근 수년동안 가파른 상승세다. 버블(거품)이 제거된 이후에는 매년 40억~50억달러 수준 자금이 SW업계로 온다.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37억달러까지 줄었으나 스마트 혁명이 본격화한 2010년 49억달러로 늘었고 지난해는 69억1700만달러에 달했다. 2001년 108억3100만달러 이후 최대치다. 올해도 1분기가 벤처투자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이상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연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미국 SW는 세계 표준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며 “범용SW 경우 1위 제품만 살아남고 2·3위 제품이 제대로 빛을 내지 못하면서 미국 SW에 막대한 자금이 몰린다”고 말했다. 김화선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부사장도 “클라우드컴퓨팅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그리고 모바일서비스와 같은 디지털콘텐츠 산업이 굉장히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SW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폭발적인 규모 증가는 아니지만 SW벤처 투자가 꾸준한 증가세다. 지난 2010년 1499억원에서 지난해는 1748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대비 13%로 20%인 미국과 비교해서는 적지만 이스라엘(12%) 일본(9%)보다는 많다.

김종술 벤처캐피탈협회 이사는 “SW 관심이 높아지면서 벤처캐피털도 게임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다만 SW시장이 공공 위주인데다가 저작권이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한 점은 투자 한계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우리나라 SW산업이 미국과 같은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지는 못했지만, 최근 스마트 혁명과 함께 SW개발이 플랫폼화해 잠재력은 크다는 평가다. 미국 SW 벤처투자 확대 배경으로 애플 등 세계적 기업이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SW업체를 적극 인수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운영체계(OS)가 통일되지 않았고, 판매망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며 “스마트기기가 나오면서 하드웨어·OS·소프트웨어 개발툴이 표준화되는 만큼 우리가 개발한 아이디어 SW가 전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표]미국 분기별 벤처캐피털 SW투자 추이(단위:100만달러)

※자료:PwC, NV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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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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