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년 걸린 로켓기술…시험도 못해 '비상'

연소시험 못해 기술성 담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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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30톤급` 로켓 발사체 액체엔진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30톤급 액체엔진 개발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개발해 성공한 발사추진체는 2002년 액체엔진 추력이 13톤에 불과한 과학로켓(KSR)-Ⅲ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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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체 엔진 핵심기술을 확보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미국·일본·중국·러시아·인도·프랑스 등 6개국에 불과하다. 30톤급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지만 상용발사체에 근접한 엔진기술을 자체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개발 엔진은 인공위성을 우주로 밀어 올리는 힘(추력)을 담당하는 1단 로켓 액체엔진. 엔진은 연소기, 가스발생기, 터보펌프 등으로 구성된다. 연소기는 실물형 연소기 5기를 제작해 총 49회 연소시험을 마쳤다. 가스발생기는 실물형으로 10기를 제작했으며 최장 60초 단일연소시험을 마쳤다. 터보펌프에 대한 모델개발도 완료했다. 터보펌프와 가스발생기를 결합한 연계시험도 마쳤다. 항우연 측은 “개발된 30톤급은 10월 발사될 나로호 액체엔진 추력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하지만 적용기술과 방식이 최종 목표로 하는 한국형발사체 엔진과 같아 의미 있는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각 부품을 결합한 엔진의 종합 연소시험을 마치지 못했다. 국내에 대형 로켓엔진의 연소시험장이 없기 때문이다. 종합 연소시험을 하지 않고선 개발 엔진 기술성을 담보하기가 어렵다. 항우연 측은 그동안 부품별 시험을 러시아 시험시설을 이용해 진행해왔지만 종합연소시험은 해외에서조차 시험장소를 구하기 쉽지 않다.

항우연은 2015년까지 3700억원을 들여 나로우주센터에 시험장을 갖출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예산이 없어 답보 상태다. 예상되는 나로호 3차 발사마저 실패하게 되면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우주개발에 회의적인 시각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개발 엔진의 종합 연소시험설비가 없어 최종 기술검증은 마치지 못했다.

과기계 관계자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한국 우주산업 발전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과제”라며 “반드시 필요한 시험설비를 갖춰, 자칫 그동안 진행해 온 우주개발사업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항우연은 2007년 나로호 발사와 별도로 오는 2022년까지 1조6000억원을 들여 1.5톤급 실용 위성을 고도 600~800㎞의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한국형 발사체(KSLV-Ⅱ)를 독자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KSLV-Ⅱ의 1단 로켓 추진체는 75톤급 액체엔진 4기를 묶어 300톤급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