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경제연구소 두 곳이 같은 날 내놓은 전망이 정반대로 갈렸다.
기업 경영자나 투자자들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제시된 두 연구소 보고서에 어리둥절해 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5일 `한국 경제 회복세는 탄탄한가`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세계 경제의 회복이 지연되고 중국의 고성장도 다소 둔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출을 물가, 가계부채, 금융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의 4대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일본의 양적 완화 확대로 엔화 초강세가 끝나고 동일본 대지진 여파도 줄어 한국이 수출시장에서 얻었던 `일본 반사이익` 역시 소멸할 것”이라며 “가계부채의 원금상환 부담이 커지며 소비가 위축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수출 경기 회복의 기대 요인` 보고서를 내놓고, 올해 하반기에 10%대의 수출증가율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우리나라 IT의 수출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이 생긴 점을 근거로 달았다.
보고서는 지난 1월 -7.3%, 3월 -1.4%를 기록했던 수출 성장률이 하반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낙관했다. 우리의 주요 수출 시장인 선진국들의 경기선행지수가 2분기에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앞으로 반등하고 런던 올림픽 등으로 디스플레이 패널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개의 보고서를 접한 한 IT업체 대표는 “양 연구소의 종합적인 분석 기준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전체적인 방향에서 이같이 상반된 내용이 제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헷갈리는 산업, 경기전망이 더 헷갈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