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질량 1㎏ `와트저울` 한국도 만든다

전량 외산에 의존하던 와트저울이 조만간 국산화된다. 한국표준과학원(KRISS)이 이달부터 `한국형 와트저울` 개발을 시작해 2015년경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와트저울은 미국·프랑스·스위스 등 일부 선진국만 개발할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며 국내에서 개발에 착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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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트저울은 질량원기 1㎏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질량 표준. 1㎏ 기준은 백금과 이리듐을 혼합해 만든 원기둥이다. 이 원기둥이 1889년 국제 질량 원기로 지정됐다. 하지만 질량원기가 물질이어서 시간에 지남에 따라 화학작용에 의해 조금씩 변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과학자들은 질량이 변하지 않는 물리적 수치로 1㎏을 대체하려는 연구에 나섰다. 와트저울도 그 중 하나다.

지금까지 와트저울을 연구하는 국가는 미국·프랑스·중국·스위스·캐나다 등이 있다. 표준과학원 기반표준본부 김진희 박사는 “미국 와트발란스는 규모가 크고 오랫동안 질량을 측정해 오차를 줄이는 방법을 쓰기 때문에 유지비가 많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정 강국인 프랑스는 영구자석을 이용해 측정한다. 영구자석은 코일 위아래가 대칭이 아니라 안정성의 문제가 있다는 게 김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와트저울 후발주자”라며 “그만큼 기존 연구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와트저울는 미국보다 작은 크기로 제작해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안정적 결과를 뽑아내는 것이 목표다.

와트저울을 연구한다고 바로 국제표준원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국제도량형국이 지정한 측정값의 불확실성(불확도)을 2.0×10-8로 내려야 1㎏ 기준이 새로 확립된다. 지금까지 불확도 값을 제대로 맞춘 국가는 없다. 김 박사는 “올해 연구를 시작해 3년 안에 와트저울 제작을 마칠 예정이다”며 “이후 질량 측정값을 뽑아내 2018년에는 불확도 2.0×10-8 아래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와트저울=전기의 힘을 중력으로 환산해 계산하는 저울. 저울 한쪽에 전기가 흐르는 코일을 두고 전기값과 같은 물체를 저울 반대에 둬 무게를 측정한다. 코일 자석은 초전도자석과 영구자석 이 있다. 국제단위 전류, 시간, 길이, 온도, 광도, 물질량처럼 물리적 현상으로 기준을 삼을 수 있어 기준 질량이 변하지 않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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