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70>`몸`과 `몸매`

`몸`은 망가져도 `몸매`는 가꾸려 한다. 망가진 몸 위에 세워진 허상의 몸매, 그런 몸매가 우리 몸을 망가뜨린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몸, 우주의 기운을 받아 나다움으로 탄생한 내 몸을 맘대로 뜯어고친다. 맘대로 움직이는 몸이지만 몸을 맘대로 고치면 몸도 맘도 아프다. 얼굴은 그 사람의 얼이 굴로 파여서 생긴 모습이다. 얼굴은 그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는 거울이자 한 사람의 인생 족적이 담긴 역사적 흔적이다.

성형수술을 해도 그 사람의 얼은 바뀌지 않는다. 얼굴은 마음이 드러난 모습이기에 성형수술로 외형을 고쳤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람의 마음이 겉으로 드러나게 된다. 겉을 바꾸면 일정 기간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지만 안을 바꾸면 평생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 마음을 가다듬고 진심을 유지하면 얼굴에도 그렇게 표정으로 나타난다.

몸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몸이 듣는 소리에 관심을 가진다면 몸매는 아름답게 유지된다. 건강한 몸이라야 몸매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건강한 몸이 건강한 맘을 가꾼다. 맘은 건강하지 못한데 몸만 건강하다면 알맹이 없는 껍데기 건강에 불과하다. 몸과 맘이 하나가 돼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때 몸매와 마음씨도 더욱 빛나 보인다.

몸을 쓰지 않고 맘만 쓰거나 앉아서 고민만 하면 몸은 용불용설에 따라서 점차 그 기능이 퇴화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검색한다. 음식도 검색하고 지식도 검색한다. 검색만 하다 보니 손가락과 눈동자만 움직이고, 시시각각 날아오는 정보에 순간적으로 반응하다 보니 침묵 속에서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사색의 시간은 점차 실종되어 간다. 사색(思索)을 하지 않으면 얼굴이 사색(死色)이 된다. 몸도 맘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얼굴은 사색이 돼 밝은 빛을 잃어간다. 몸매는 몸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살아 숨 쉴 때 겉으로 드러나는 매력이다. 은은한 향기, 그 사람 특유의 컬러, 세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철학과 영혼이 몸과 맘에 한데 어우러질 때 몸매도 더욱 빛나 보이는 것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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