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부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말한다. 또 쇠퇴하거나 폐지한 것이 다시 성하게 될 때도 `부활`이라는 표현을 쓴다.

총선 후 대선을 앞두고 부활이라는 단어가 자주 거론된다. 부활 대상은 과기부와 정통부다. 그동안 새 정부 출범과 정부부처 조직 개편은 실과 바늘 관계였다. 차기 대선 국면에서도 정부조직 개편안이 공약으로 제시됐다가 새 정부 출범 후 실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기계는 이공계를 홀대한다며 현 정부에 뿔이 났다.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도 4.4%에 불과하다. 한때 부총리급으로 우대받던 과기부가 교육과학기술부에 흡수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교과부에 남은 과학기술 분야도 초라하다. 이를 인식한 듯 지난 3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출범했으나 과기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위원회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정통부도 마찬가지다. 현 정부 최대 실패작 중 하나로 꼽히는 게 정통부 폐지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불만도 과기계 못지않다. 과기부와 정통부 부활론이 강력히 대두되는 배경이자 이유다.

하지만 단순 부활을 외치는 목소리에는 문제가 있다. 부활은 그 자체로 다시 살린다는 의미다. 바꾸거나 개선한다는 개념은 없다.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며 모습을 바꿔간다. 이제 융합이라는 단어가 과기 분야 화두로 등장했다. 과학기술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이를 국정 중심과제로 세우고 육성하기 위한 조치는 필요하다.

과기부 부활보다는 과학기술 전담부처를 만들자는 논의가 더 적절하다. 변화하는 미래에서의 역할과 위상을 명시하지 않은 과기부 부활론은 막연하다. 전문가와 지식인이 모여 전담부처가 해야 할 일을 준비하고 여기에 맞는 거버넌스를 제시해야 한다.

이미 과기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이 주어진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있다. 변화된 환경과 국과위 역할도 함께 고려한 전담부처 마련을 고민할 때다. 정통부 부활론도 예외는 아니다.

ICT 산업 중심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인 만큼 과거 정통부 되살리기는 시대에 뒤처진 발상이다. 두 부처 모두 이름이 같더라도 하는 일은 분명 예전과 달라야 한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