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종합부품사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IT용 모터 사업을 놓고 서로 대조적인 모습이다. LG이노텍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택한 반면, 삼성전기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말 나란히 신규 선임된 양사 CEO들의 경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어서 관심을 끈다.

LG이노텍(대표 이웅범)은 IT용 모터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스핀들·스테핑·진동 등 IT용 모터 사업을 물적 분할한 뒤 매각하는 안이다. LG이노텍 모터의 주 수요처인 광디스크드라이브(ODD) 시장이 축소되면서 수익성이 없다는 게 이유다. LG이노텍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이 회사 IT용 모터 사업은 연매출 10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장이 있는 중국 혜주 공장의 생산량도 지난 2009년 1억6000만개에서 지난해 1억2000만개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LG이노텍은 IT용 모터 대신 자동차용 모터에 보다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삼성전기(대표 최치준)는 정반대 방향이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세계 HDD 모터 시장 2위 업체인 일본 알파나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알파나는 지난 2008년 JVC에서 분사한 연매출 3000억원대 HDD용 모터 업체로 세계 시장에서 10%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점유율은 3%다. 알파나 인수는 HDD 모터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작용했다. 세계 HDD 시장이 씨게이트·웨스턴디지털 `양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IT용 모터 사업에 대한 서로 다른 행보는 현재 양사 CEO들의 고민을 드러내고 있어 흥미롭다. 이웅범 LG이노텍 CEO에게는 수익성 개선이 올 최대 과제다. LED 사업 부진으로 LG이노텍은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적자를 기록했다. 이 CEO가 올해 최대 경영 기조를 `사업 구조의 질적 개선`으로 삼은 것도 이번 모터 사업 매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CEO는 옛 LG전자 PCB 사업 시절부터 생산 효율화의 달인으로 알려졌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전반의 체질을 뜯어고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오랫동안 많은 사업을 분사시켰던 삼성전기와 달리 LG이노텍으로선 이례적으로 사업부 매각을 추진할 수 있는 이유로 보인다. LG이노텍 관계자는 “IT용 모터 사업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협상을 중단하고 현재는 소강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기 첫 내부 승진을 통해 발탁된 최치준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거대 인수·합병(M&A)이라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양호한 실적은 기본이고, 삼성전기 역대 최대 규모의 M&A를 성사시켰다. 최근 실적 상승세가 자신감을 더해준 것으로도 보인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모터 사업은 미래에도 주력 수종 사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면서 “이번 M&A는 과감한 영역 확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