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게 민심(民心)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민심은 늘 살아 움직인다. 잘하면 칭찬을 받지만 그렇지 못하면 비판과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오죽하면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민심을 헤아리지 못한 국정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민심을 잘 다스리지 못한 국가와 정권은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
국가 민심을 가장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선거다. 정권 심판론이 대두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유권자의 판단은 냉정하다. 자신이 과거에 지지했던 인물이라도 성과가 별로 없거나 기대에 못 미치면 돌아서는 게 국민이다. 절대적이지 않지만 다수의 민심을 얻은 정당이 정권을 잡게 된다. 유독 선거철만 되면 전국 곳곳을 누비며 정당들이 표심 잡기에 나서는 이유다.
현대 사회에서 민심은 과거보다 더 빨리 표출되고 순식간에 전파된다. 갈수록 진화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때문이다. 누구나 빠르고 편리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활용 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정치권에서도 SNS를 이용해 여론 잡기에 나서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 버렸다.
올해 최대 이슈 중 하나인 4·11 총선이 마침표를 찍었다. 국민을 대변할 국회의원을 뽑는 이벤트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결과는 오롯이 국민의 몫이다. 내 지역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꾼을 뽑았으니 이들이 나랏일을 잘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관심은 대선이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이슈다. 단순히 국가권력을 누가 잡는지가 아니다. 대선을 통해 국가의 새로운 어젠다가 만들어진다. 누가 대통령이 되는지에 따라 국가 정책 방향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총선 결과를 토대로 차기 대권 주자들은 공약 만들기에 본격 나설 태세다.
민심은 소통을 원한다. 솔직하고 정직하며 진정성을 갖춘 리더가 국가를 이끌어주기를 희망한다. 이번 대선에서 그러한 인물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신선미 전국취재 차장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