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고가·고사양화로 인쇄회로기판(PCB) 등 부품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증시 `큰손`인 국민연금이 스마트폰 수혜주로 꼽히는 PCB 관련주를 집중 매입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PCB 전문업체인 플렉스컴, 인터플렉스, 대덕GDS, 비에이치 등을 최초로 5% 이상 대량 매수한 뒤 보유 중이다. 대량 매수 자체도 파장이 크지만 보유는 증시에 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PCB는 전자부품을 설치하는 기판으로 스마트기기·가전·시스템반도체·자동차 등 거의 대부분의 전자산업에 쓰인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은 스마트폰 등 휴대폰에 탑재되는 연성회로기판(FPCB) 업종을 대거 사들였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PCB 업종을 대거 사들인 데는 통신 시장의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본격화와 스마트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부품이 고사양화되는 트렌드를 제대로 읽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북미·한국·일본 지역의 LTE망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이통사의 데이터 제공량 증가로 모바일기기에도 처리속도 개선과 기능 다양화, 고도화가 요구되는데 이를 위해 모바일 PCB 사양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등 스마트 모바일 기기의 고사양화가 모바일용 PCB 전망을 밝게 한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고도화에 따른 칩수 증가로 전기적 성질과 크기와 두께 등이 개선된 PCB인 IC서브스트레이트와 고사양 카메라 모듈용 FPCB 탑재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을 고객사로 확보한 삼성전기를 비롯해, 대덕전자, 인터플렉스, 심텍, 대덕GDS 등이 수혜 업체로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 등이 PCB 업종 매입에 나선 것이다. 국민연금이 지난달 중순까지 인터플렉스(6.32%)와 대덕GDS(지분 5.08%)를 매입한 데 이어 플렉스컴(지분 5.17%), 비에이치(지분 5.12%)등을 사들였다. 운용사로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 플렉스컴(5.32%)을 KB자산운용이 대덕GDS(5.4%)를 매수했다.
한은미 연구원은 “모바일 사양 고도화로 올해 국내 PCB 선두업체의 수익성과 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관련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