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국내 대기업들은 신규법인 설립 또는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시장에 우후죽순격으로 진출했다. 고효율과 긴 수명이 특징인 LED가 백열등과 형광등을 대체하는 광원으로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의욕과 달리 다수의 기업들이 LED 조명 시장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와 포스코ICT가 합작 설립한 포스코LED. 지난 2010년 9월 설립된 이 회사는 적자가 늘고 있다. 사업 첫 해 26억원이던 영업손실액은 지난해 76억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이익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작년에는 전년 대비 200% 늘어난 54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LED는 포스코 공장 등 그룹 내 관계사에 조명을 공급하며 주 수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 2010년 1억원이던 매출액이 2011년 141억원으로 증가한 게 그나마 위안이다.
동부그룹이 화우테크놀로지를 인수해 만든 LED조명 기업 동부라이텍은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4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대비 31%나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235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도 272억원 손실을 냈다.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87%, 당기순이익은 52%씩 악화됐다. 동부 측은 “작년 하반기부터는 영업손실 규모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9월 출범한 SKC 자회사 SKC라이팅은 11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SKC는 기존 조명 자회사였던 `섬레이`와 `두영`을 통합한 뒤 100억원 규모 증자와 사명 변경을 통해 SKC라이팅을 설립했다.
SKC라이팅은 차별화된 시장 전략으로 LED 전원공급장치(SMPS)와 방열소재, 렌즈 등 핵심 부품소재 사업화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C라이팅은 실적 부진 등 이유를 들어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하기도 했다. 출범 5개월 만의 갑작스런 일이다.
이 밖에 삼성과 LG의 LED 조명 사업도 아직 국내시장에서 기대와 달리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기업들은 올해부터 국내 LED 조명 사업에 제한을 받는다. 동반성장위원회가 LED 조명 일부를 중소기업적합업종품목으로 지정하며 조달 등 공공부문 진입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계열 LED 조명업체 관계자는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공공 부문에 대한 사업을 준비했는데 정부 권고안 때문에 중단했다”며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향후 대기업들의 LED 조명 사업은 해외시장을 얼마나 개척할 수 있느냐에 따라 진로가 크게 엇갈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출처: 각사 감사보고서)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