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돈 되면 간다…이빨 드러낸 '늑대 본능'

통신 컨버전스 영역 확장 무서운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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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앱스`(삼성전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장터) 누적 내려받기 수는 지난달 5억건을 넘어섰다.

국내 1위 `T스토어`(7억건)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3억건을 돌파하기까지는 2년이 걸렸지만 그 뒤 반년 만에 2억건이 더해졌다. 123개국에 사용자가 퍼져 있는 덕택이 컸다.

꾸준히 늘어나는 사용자 수에 자신감이 붙은 삼성전자는 삼성앱스 `홀로서기`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바다 운용체계(OS)를 업그레이드하며 기본 탑재돼 있던 SK텔레콤의 T스토어를 아예 빼버렸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이통사 앱 장터에 `숍인숍` 형태로 등록돼있던 삼성앱스를 모두 철수, 독자 노선 강화 의지를 밝혔다.

삼성전자가 통신 컨버전스 분야에서 보이는 엄청난 `식욕`에 이동통신사업자가 초긴장 상태다.

사실상 망을 제외한 모든 통신서비스 산업분야를 노린다. 이러닝을 비롯해 모바일 메신저·게임·애플리케이션 장터·전자책 등은 이미 서비스를 시작했고 모바일 결제와 클라우드 서비스도 곧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모두 `빨래줄`에서 지속가능한 수익을 뽑기 어렵다고 판단한 국내 이동통신사업자가 `탈통신`을 외치며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지난 달 선보인 러닝허브는 천재교육·비상교육·YBM·에듀윌·휴넷 등 초·중등, 어학·직무 각 분야 최고급 업체와 손잡고 1만5000여개 콘텐츠를 제공하는 교육 플랫폼이다. 이전까지 이 분야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협력해왔다. 애플에 밀려 성장속도가 더딘 국내 스마트패드 시장 전략의 일환으로 SK텔레콤이 망과 교육 콘텐츠를, 삼성전자가 단말기를 맡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러닝허브로 독자 교육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면서 SK텔레콤 T스마트러닝과 러닝허브는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SK텔레콤에 가입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T스마트러닝과 달리 러닝허브는 삼성전자 기기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허브·리더스허브도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수급·서비스하는 생태계 구축 일환이다.

모바일 결제와 클라우드 서비스도 곧 출시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카드사와 협력해 스마트폰을 사용해 앱이나 콘텐츠 등을 구입할 때 다른 서비스를 거치지 않고 편리하게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논의 중”이라고 발혔다. 여기에 이통사는 빠져있다. 모바일 메신저 `챗온`은 삼성전자 서비스 중에서도 이통사 `제1 견제 대상`으로 국내 출시가 늦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강점은 글로벌 사용자 기반과 함께 통신 컨버전스 사업을 TV와 컴퓨터, 가전에 이르기까지 필요에 따라 맞춤형 확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국내 망에 의지한 이통사 서비스와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영역을 넓히다보니 이통사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KT가 망중립성을 놓고 삼성전자 스마트TV 앱을 차단한 것이나 이석채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삼성전자를 비판한 것이 `아이폰 갈등`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 국내 `1위 제조사-1위 이통사`로 끈끈한 동맹관계를 내세우는 SK텔레콤은 아직 삼성전자에 직접적인 견제를 표한 적은 없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통신서비스를 두고 “늑대 새끼가 크고 있는 걸 간과했다”고 귀띔했다.

`삼성앱스`와 이통 3사 앱 장터 누적 내려받기 수(3월 현재·자료: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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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돈 되면 간다…이빨 드러낸 '늑대 본능'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