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 `모바일·소셜·클라우드` 만난 ERP 3.0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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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자원관리(ERP) 3.0 시대가 열렸다.

ERP 시스템 구축 붐이 일었던 2000년대 초반 이후 `10년 이상` 시스템을 사용, 대부분 기업의 ERP 교체주기가 도래하면서 등장한 제 3막이다. 2000년대 `구축`의 시대를 1.0 이라 정의할 때 2000년대 중반 ERP 2.0 시대 화두는 `통합`, 3,0 시대 가장 큰 특징은 `확장`이다. 2005~2010년 2.0 시대에는 전사 혹은 그룹 관점의 통합 작업이 주로 이뤄졌다.

3.0 시대 키워드인 `확장`은 크게 △ERP 범위(업종, 기능) △ERP 기술(클라우드, 인메모리) △ERP 사용자의 행태(모바일, 소셜네트워크) 측면에서 이뤄졌다. 삼성, LG, 현대차, CJ, 포스코, 롯데, 두산, 웅진, KT 등 시총 상위 그룹 대부분이 `통합` 단계를 지나 `확장` 단계에 들어섰다.

세 가지가 다시 결합해 실시간 ERP 3.0 시대 도래를 가능하게 하면서 기업 정보화 역사에 획을 긋고 있다.

◇더 넓은 범위로 쓰이게 된 ERP=금융·조선·건설·제약·유통·소비재 등 과거 ERP 불모지에 ERP 시스템 구축이 확대되고 있다. 단일 제조 기업이 원가·회계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했던 회계 중심 기능에서 전사·그룹 관점 통합시스템으로 진화해 온 ERP는 3.0 시대에 전 업종 핵심 기반 업무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지난해 이래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ERP 시스템 구축 움직임을 보이면서 금융업은 영역을 확장하는 ERP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굴지 조선사도 글로벌 ERP 시스템 구축과 함께 통합 ERP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는 한편 GS건설 등 건설사와 롯데 등 유통가에도 ERP 도입은 전방위 확산됐다. 이마트 등이 지난해 말 ERP 프로젝트에 착수한 데 이어 카페베네 등 커피 프랜차이즈 유통 기업도 올해 글로벌 ERP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개 국가와 맺어진 자육무역협정(FTA)을 비롯해 국제회계기준(IFRS)·환경 및 법 규제 등 새로운 글로벌 규격에 발맞춰야 하는 기업이 ERP 시스템 확장으로 이에 대응하면서 ERP 영역은 보다 확장되는 양상이다.

2.0 시대에는 업무 영역 측면에서 구매·물류·개발·제조 등 글로벌 업무를 한 눈에 관리하기 위해 공급망관리(SCM), R&D를 위한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스템 등과 통합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았다. 이어 3.0 시대에는 이미 ERP로 통합된 전 기능을 꿰뚫어 국제적 이슈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10년 이후 대부분 기업이 IFRS에 이어 FTA에 대응하기 위한 ERP 정비 작업을 수행중이다.

◇더 많은 기술을 포용한 ERP=최근 몇 년 ERP는 보다 `빠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 진화가 이뤄졌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방식의 ERP 운영을 시도하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LG그룹의 LG에릭슨, 웅진그룹의 웅진플레이도시 등이 기존 `구축` 방식을 버리고 월 사용료 방식의 ERP 시스템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LG CNS와 웅진홀딩스 등 그룹 관계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형태지만 삼성·CJ 등 많은 그룹이 계열사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어서 올해를 기점으로 이같은 추세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을 위한 하드웨어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에 머물러 있던 2.0 시대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핵심 시스템으로 클라우드 기술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RP 1위 기업인 SAP가 내놓은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 서비스도 빠른 데이터 분석 속도 등으로 ERP 시장에 획을 긋고 있다. ERP DB 시장에서 전통적 강자인 오라클과 정면 승부를 펼치고 있는 인-메모리 기술은 국내에서도 삼성·포스코 등이 도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주로 ERP에서 도출되는 데이터 분석을 빠르고 똑똑하게 하는 데 쓰인다.

2.0 시대에 통합된 ERP 시스템에서 나오는 `빅데이터` 분석 이슈도 3.0 시대의 주요 기술적 과제다. 정형화된 데이터를 비롯해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까지 분석해 경영에 접목하는 기술이 ERP 운영의 핵심 노하우로 부상했다.

◇다양한 사용자를 가진 ERP=3.0 시대의 핵심 화두 중 하나는 ERP 사용자가 보다 다양한 기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보급 확대로 모바일 기기의 업무 적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빚어진 결과다. 2.0 시대 `통합`의 시기를 거친 덕분에 사용자 폭도 한층 넓어졌다. 모바일 업무가 증가하면서 사용 장소와 시간도 넓어졌다.

ERP 재구축 등 신규 ERP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모바일 시스템 개발도 병행하는 등 대부분 ERP 프로젝트가 모바일 개발을 염두에 두고 추진된다.

지난해부터 삼성·포스코 등 주요 기업은 이미 모바일 기기로 ERP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ERP 데이터 가운데 실시간 경영 의사결정에 필요한 것만 보여주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등 기능을 모바일로 보고자 하는 요구는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3.0 시대에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안드로이드OS·iOS 등 각종 OS에서 운영될 수 있는 모바일 ERP 시스템 개발이 ERP 운영의 핵심 과제가 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만난 ERP는 더 많은 비정형 데이터 분석을 동시에 해야 하는 이슈도 안게 됐다.

사용자 폭과 사용 기기가 넓어진 만큼 각종 ERP 암호화 기술과 모바일 보안 기술도 강조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등과 맞물려 임직원 및 고객사, 협력업체 등 ERP 내 다양한 정보에 대한 암호화와 보안 강화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추세다.

[표]초기 ERP 구축 이후 3단계 변화 추이와 특징

[CIO BIZ] `모바일·소셜·클라우드` 만난 ERP 3.0 시대 도래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