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이어 KT도 LTE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두 배로 늘렸다.
29일 KT는 LTE-620(기본료 6만2000원) 이상 요금제 4종의 데이터 제공량을 두 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LTE-340/420 요금은 1.5배, LTE-520 요금은 1.7배로 데이터 양이 각각 늘어난다.
이에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초, SK텔레콤은 지난 27일 데이터 제공량을 두 배 수준으로 늘리는 사실상 데이터 요금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KT는 기본 데이터 양 확대와 함께 가입 후 3개월 간 기본 데이터 양의 20%를 추가 제공하는 `세이프존`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를 더하면 국내 최대 수준 데이터 제공량이라는 게 KT 설명이다. 다음 달까지는 데이터 50% 추가 제공 프로모션도 별도로 진행된다.
KT는 이른바 `요금폭탄`을 막기 위해 고객이 사전에 설정하면 기본 데이터 제공량 초과 시 자동 차단되는 `LTE 데이터 안심차단` 서비스를 도입했다.
강국현 KT 본부장은 “고객들이 LTE 서비스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요금상품 혜택을 국내 최대 수준으로 대폭 보강했다”고 말했다.
네크워크·콘텐츠 중심으로 전개되던 LTE 주도권 다툼이 가격경쟁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가입자 증가와 후방 산업 확대에는 긍정적이지만 자칫 사업자 간 출혈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 SK텔레콤 LTE 스마트폰 출시로 본격화된 LTE 경쟁은 초기 네트워크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LG유플러스가 경쟁사보다 빠르게 전국망 구축에 나서면서 사업자별로 통화 가능지역에 차이가 나타났다. 과거 3G와 달리 제조사 전략단말기가 1~3위 사업자 모두에게 공급돼 단말기 차별성이 없어진 것도 LTE 망 싸움에 불을 붙였다.
두 번째 경쟁은 콘텐츠·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나머지 사업자도 곧 기본적인 전국 서비스에 필요한 84개시 망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자연스레 커버리지 강점이 희석되는 분위기다.
이에 맞춰 SK텔레콤은 생활가치 혁신과 프리미엄 콘텐츠로 차별화를 선언했다. KT는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로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속도와 서비스를 내세웠다. LG유플러스 역시 콘텐츠 강화와 함께 하반기 업계 첫 LTE음성통화(VoLTE) 상용화 계획을 밝히며 서비스 우위를 강조했다.
이 사이 LTE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하며 시장이 제궤도에 오르자 가격경쟁이 촉발됐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데이터 제공량을 최대 두 배로 늘렸다. SK텔레콤은 다음달 84개시 망 구축을 앞두고 지난 27일 LTE 데이터 양을 최대 두 배로 늘렸다.
KT 역시 곧바로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며 맞불을 놓았다. 망 구축에서 한발 뒤진 KT로서는 가격경쟁력 마저 부족하다면 사실상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데이터 요금 인하는 예견된 바지만 다소 빠르게 진행됐다는 평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생각보다 빨리 가격경쟁이 시작됐다”며 “수익성보다는 보다 많은 데이터 양을 수용하기 위한 설비투자(CAPEX) 부담 측면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변수는 총선과 대선과 연계해 이어질 정치권의 요금 인하 압박이다. 이미 새누리당은 총선 공약으로 LTE 데이터무제한요금제 도입을 내걸었다. 요금인하 리스크가 상시 존재하는 상황에서 통신사가 자발적으로 요금을 내려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에 이용자 입장에서는 가격경쟁이 반갑다. LTE 서비스는 무제한 요금제가 없어 상당수 3G 가입자가 LTE로 전환을 꺼려왔다. 통신 3사 전국망 구축에 맞춰 요금인하, 콘텐츠·서비스 보강이 이뤄지는 만큼 올해 통신업계 가입자 목표 1300만 달성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자료:각 사(기본요금제 기준, 프로모션 제외)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