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부품 업체, 해외에서 자동차 전장 시장 진입 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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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한미 FTA 발효 이후 국내 전자부품업체의 해외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관세 장벽이 없어진데다 IT를 바탕으로 전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국내 기업이 우선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전장 시장에 진출한 국내 전자부품 업체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낭보를 전했다.

휴대폰 카메라모듈 제조업체 엠씨넥스는 최근 유럽 P사에 자동차 전후방 카메라를 공급했다. 여러 유럽 자동차 업체와 공급 계약을 진행하고 있어 하반기 수출 물량은 더욱 늘어난다. 엠씨넥스는 자동차 카메라 수출로 연간 100억원 신규 매출을 기대했다. 특수 차량용 카메라 제조업체 아반은 최근 마쓰시타 계열사 T통신에 화물차용 전방 카메라를 공급했다. 이 업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경쟁력으로 삼아 해외 틈새 시장을 개척한다.

아모텍은 크라이슬러에 브러시리스(BL) DC모터 공급을 시작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유럽 피아트와 공급계약도 추진 중이다. BLDC모터는 전기 소모량과 소음이 적어 친환경 스마트모터로 불린다. 하이브리드카·전기차 등에 에어컨·배터리 쿨러 등에 사용된다. 아모텍은 월 5만개 가량의 BLDC모터를 해외에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유럽 자동차 업체와 공급계약이 진행돼 수출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대기업 전자부품 계열사도 전장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기는 최근 약 1500억원을 투자해 정밀모터 업체 알파나를 인수했다. 알파나는 지난 2008년 JVC에서 분사한 기업으로 세계 HDD 모터 시장에서 2위를 차지했다. 정밀모터는 전자회로의 명령을 기계 장치에 전달하는 연결고리로 자동차 전장 핵심 부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민동욱 엠씨넥스 사장은 “FTA 발효 및 안전 규제 강화 이후 선진국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산 전장 부품 구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서 “엠씨넥스도 올해 자동차 카메라 수출 목표를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자부품 업체들이 해외 자동차 전장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폐쇄적인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 구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가능한 기존 거래처를 고수한다.

IT를 벗어나 새 성장동력을 찾는 국내 부품업체들과 품질 좋고 가격이 싼 전장 부품을 찾는 선진국 자동차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FTA 발효 및 안정 규제 강화로 국내 업체에 유리한 환경도 조성됐다. 자동차 전장 부품은 EU에 수출할 때 3~7%, 미국에 수출할 때 3~4% 관세가 부과됐다. FTA 협정이 발효되면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무관세가 적용된다. 국내 전장 부품 가격 경쟁력은 더욱 높아진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후진 충돌로 인한 5세 이하 아동 교통사고가 빈번한 것을 감안, 올해 9월 이후 생산되는 자동차 10%에 의무적으로 카메라를 장착하도록 했다. 2014년 9월 이후 생산되는 자동차에는 100% 카메라 장착이 의무화된다.

국내 업체들은 휴대폰 덕분에 카메라모듈 부문에서 높은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어 미국 자동차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신용위기로 TV·PC·가전 등 주요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자동차 전장 부품은 전기차·스마트카 바람을 타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간다”면서 “카메라·모터 외 LED 전조등·파워 인버터 부문도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자동차 시장을 1500조원으로 추정했으며, 이 중 900조원을 자동차 부품 시장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부품시장이 IT 시장 3대 제품인 휴대폰·PC·TV(모니터 포함) 합산 매출인 750조원보다 훨씬 크다.


자동차 시장 진출 전자부품 업체 현황

*자료 : 업계 취합

국내 전자부품 업체, 해외에서 자동차 전장 시장 진입 낭보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