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은 범생이다. 말은 잘 듣는다. 시키는 일도 곧이곧대로 잘 따라한다. 하지만 뭔가 새로운 일을 알아서 추진해보라고 하면 겁을 먹는다. 모범생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의식도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모범답안을 찾는데 열중한다. 틀 밖에서 새로운 각도로 세상을 바라보거나 뜻밖의 질문을 하지 못한다. 학부모들은 자식이 커서 모범생이 되기를 원한다. 남이 걸어간 길, 안전한 길을 따라 별 탈 없이 잘 자라기만을 바랄 뿐이다. 아버지가 의사면 자식도 의사, 판검사면 판검사, 교수면 교수 직업을 갖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전 과목 공부를 잘하는 선수가 되는 다양한 과정을 거친다. 모범생은 부모나 선생님의 칭찬을 먹고 자란다. 정해진 범위 내에서 뛰어난 성적을 올리면 칭찬을 받고 기대하지 않은 일, 엉뚱한 일, 예상을 벗어나는 일을 하면 야단을 맞는다. 그래서 정상 궤도 안에서 별 다른 시련과 역경을 경험하지 않고 무럭무럭 자란다.
모험생은 주어진 길, 남이 걸어간 길을 뒤쫓아 따라가는 과정에 별 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은 성공한 사람의 뒤를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험생은 무엇보다도 자기 주관이 뚜렷하다. 자신의 가능성을 발굴하기 위해 이제까지 해보지 않은 일, 가보지 않은 곳, 읽어보지 않은 책, 보지 않았던 영화 등을 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한다. 색다른 도전을 즐기면서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스스로 찾아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자신의 가능성이 어디까지인지는 가능성의 한계지점까지 가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모험생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재미있게 즐긴다. 그것이 비록 돈이 안 되고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모험생은 오로지 그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찾는 일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모험생은 색다른 질문을 먹고 산다. 이전에 성취했던 결과도 지금 시점에서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묻는다. 모험생은 뜻밖의 결과를 찾기 위해 틀 밖에서 질문하고 관찰하고 탐색하는 일에 재미와 즐거움을 느낀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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