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앤펀]트렌드따라잡기- 통신매장도 컨버전스 시대

“이동통신매장은 방문하기 부담스럽다.”

“스마트폰을 체험할만한 공간이 없다.”

길을 가다보면 가장 눈에 많이 띄는 매장이 이동통신 대리·판매점과 커피전문점이다. 이들 중 이동통신매장은 왠지 들어가기 부담스럽지만 커피전문점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겨 찾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선입견을 해소하기 위해 이동통신매장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동통신매장과 카페가 결합된 컨버전스형 매장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이동통신매장에 카페 기능을 더한 신개념 `T월드카페`를 서울 삼성동에 열었다. T월드카페는 방문 고객이 커피를 마시며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첨단 스마트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을 여유롭게 체험하는 공간이다. 전문 카운셀러 직원 상담을 받거나 기기도 구매할 수 있다.

개점 후 3개월이 지난 현재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통신 부문 매출이 기존 대비 약 50% 늘어났다. 액세서리 등에 대한 추가 마진이 발생해 수익성도 증가했다.

SK텔레콤은 1호점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지난 12일 경기도 부천에 창고와 공장을 모티브로 카페와 결합한 이동통신매장 `T월드플러스`를 개점했다. 제휴 커피 브랜드는 홈스테드 커피(Homestead Coffee)로 성장 잠재력이 있는 국내 중소 프랜차이즈다.

부천점은 매장이 위치한 지역 특색을 최대한 반영하는 디자인 컨셉트에 공을 들였다. 부천역은 경기 서남권 주요 환승역으로 출퇴근 시간 유동인구가 많다. 일대 핵심 상권으로 10~20대가 주 고객층이다.

SK텔레콤은 이를 감안해 10~20대 유동인구 내방과 구입 유도를 위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보다는 합리적이고 대중적인 이미지로 매장을 꾸몄다. 부근에서 화제가 될만한 독특하고 시각적인 임팩트가 있는 디자인도 적용했다.

농장에서 수확한 커피콩이나 첨단 제조 과정을 거친 스마트폰 모두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는 창고에 보관되는 유통과정이 동일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창고에 보관된 모습을 그대로 매장 인테리어 모티브로 잡았다.

첨단 기기는 세련된 공간에 전시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어 오래된 공장이나 창고 같은 곳에 상품을 진열했다. 편안한 가구에서 신선한 커피를 즐기는 등 다양한 시간·공간·제품·고객이 조화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내부를 디자인했다. 매장 내부를 실제 공장 외부에 쓰였던 함석골판, 금속구조물, 선박용 컨테이너, 파레트, 나무궤짝, 오래된 벽돌들로 과감하게 구성했다.

SK텔레콤 측은 “스마트 시대 이동통신 매장은 시각보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고객이 부담없이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이동통신 매장 문턱을 낮추고 고객과의 거리감을 좁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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