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발효]한 · 미 FTA 15일 자정 발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0시 공식 발효된다. 2007년 4월 협상 타결 이후 4년 11개월 만이다.

우리나라는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유럽연합(EU)에 이어 거대 경제권 두 곳과 모두 FTA를 발효한 첫 아시아국가가 된다.

한미 FTA 발효로 우리나라는 수입물품 9061개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미국은 8628개 품목 관세를 즉시 철폐한다.

미국 관세율 인하·철폐로 우리 기업의 자동차 부품, 섬유, 전기·기계 등의 가격 경쟁력 개선이 기대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의 미국관세는 0~17% 수준으로 제조업 평균관세보다 높은 수준이므로 관세철폐는 우리 기업의 가격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미국산 수입 상품 관세인하로 소비자는 값싸게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수입가 5000만원인 승용차는 약 400만원, 1만원 와인은 약 2000원, 10만원 가방은 9000원의 세부담 절감효과가 예상된다.

방송 등 서비스업은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산영화 쿼터가 25%에서 20%로, 애니메이션쿼터가 35%에서 30%로 각각 5%p씩 축소, 국내 영화·애니메이션 업체의 매출감소가 우려된다.

또 협정 발효일 3년 후부터 방송 채널사용사업자(PP) 지분 100%까지 외국인 간접투자를 허용하며, 지식재산권 보호기간이 현행 50년에서 70년으로 20년 연장, 할리우드 기업의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

통신시장도 외국인 진입이 확대된다. 통신분야는 협정 발효 2년 내에 기간통신사업자(KT와 SK텔레콤 제외) 지분의 100%까지 외국인 간접투자를 허용한다. 미국 통신사업자와 투자자의 한국 통신시장 진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미 FTA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가 독소조항이라며 FTA 폐기를 주장했다. 거대 경제권과 FTA가 기업 또는 계층 간 양극화 확대, 선진국 경제와 동조화, 경쟁력 취약한 산업기반 붕괴 등도 우려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같은 우려와 관련, “한미 FTA를 저해하는 복잡한 유통구조, 각종 규제 등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개선해 FTA 효과를 모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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