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계 1, 2위인 유쿠닷컴(優酷)과 투더우(土豆)가 합병한다. 검색의 바이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시나닷컴처럼 동영상 서비스 분야에서도 시장을 주도하는 토종 거인 탄생을 예고했다.
12일 현지 언론 중국망(中國網)과 블룸버그 등 외신은 두 회사의 합병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합병은 유쿠닷컴이 투더우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투더우 주가에 59% 가치를 얹은 인수 비용은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 수준이다. 통합법인 이름은 `유쿠투더우`다. 양사는 올해 3분기 내에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영화나 드라마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동영상 서비스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애널리시스인터내셔널은 지난해 4분기 중국 동영상 서비스 광고 시장 기준으로 유쿠닷컴이 점유율 22%로 1위라고 밝혔다. 투더우가 14%로 그 뒤를 잇는다.
블룸버그는 양사 합병이 중국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했다. 중국 동영상 서비스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가 2011년 48억위안(약 8500억원)에서 2014년 198억위안(3조51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선발주자인 유쿠와 투더우가 시장을 선점했지만 소후닷컴이나 바이두 등 인터넷 업계 대기업이 속속 진출,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동영상 콘텐츠 구입비용이 뛰면서 유쿠닷컴조차 적자를 면치 못하는 지경이다.
블룸버그는 외국 기업 진출의 예봉을 꺾기 위한 효과도 있다고 풀이했다. 구글의 서비스 중단으로 세계 1위 유튜브가 중국에 들어올 가능성은 낮지만 훌루가 일본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진출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홍콩미래에셋증권 에릭 웬 인터넷리서치센터장은 “양사 합병으로 기대되는 가장 큰 효과는 콘텐츠 업체와 협상에서 발휘될 구매 경쟁력”이라며 “후발 주자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시장 지배력을 가지려는 게 합병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선두업체 간 출혈 경쟁이 사라지면서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유쿠닷컴과 투더우는 최근까지 서로 소송전을 펼쳐왔다. 마이클 수 유쿠닷컴 부사장은 “연간 5000만달러(약 56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