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중소기업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한다. 그러나 15일 한미 FTA 발효 이후 당장 피해를 보는 기업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피해 예상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및 상담 지원이 가능한 제도를 현재 상황에 맞게 재조정하고 예산을 증액했다. 기업이 FTA 발효로 피해를 입더라도 정부 도움을 받아 빠른 시일 내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무역조정지원제도는 FTA 체결로 피해를 입은 제조·서비스 기업의 경쟁력 회복과 생산성 향상, 구조조정을 위해 융자와 상담을 지원하는 제도다. 무역조정 지원기업으로 지정되면 기업당 운전자금 5억원, 시설자금 30억원 한도, 변동금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사업전환이나 구조개편 등에 따른 무역조정 전략과 경영기술 개선 및 경영혁신 등 맞춤형 컨설팅 지원도 제공된다. 컨설팅 정부지원 비율은 80% 이내로, 기업당 2400만원 한도로 이뤄진다.
아울러 정부는 피해 초기 적은 비용으로 구조조정과 경영효율화를 지원할 수 있는 상담지원 요건을 대폭 완화해 무역조정기업으로 지정받지 않은 기업도 상담지원을 받을 수 있는 무역조정지원법 개정법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개정법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기준을 완화하고 무역조정지원기업에 지정되지 않더라도 상담지원을 해주는 등 좀 더 손쉽게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됐다.
사업전환촉진제도는 FTA 피해 등으로 사업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자금, 컨설팅 등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업력 3년 이상에 상시종업원 수 5명 이상인 기업에 대해 업체당 연간 30억원 규모로 자금을 지원하고 신제품 개발, 신사업 공정개선, 기술혁신 컨설팅 등을 상담해 준다.
이 밖에 사업전환촉진제도 대상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에게는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해 고용유지지원금, 전직지원장려금 등의 지급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또 전직과 재취업을 위한 직업훈련도 강화한다. 기업에게는 법인세와 소득세를 4년간 50% 감면해주는 세제지원도 병행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한미 FTA 발효 등을 계기로 FTA 피해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제도개선이 FTA대응에 취약한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