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는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GNI) 3만달러 시대를 여는 추진력이다.
2010년 우리나라는 2007년 이후 3년만에 GNI가 다시 2만달러를 넘어섰다. 1만달러를 넘어선 것이 1995년이었으니 2만달러 진입까지 15년이 걸린 셈이다. 다른 선진국이 9~10년 걸린점을 감안한다면 늦은 편이다. 따라서 소득 3만달러 진입을 앞당기려면 획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경제가 무역의존도가 큰 점을 감안하면 해법은 자유무역 확대다. 정부가 동시다발적 자유무역협정(FTA)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정책적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미 FTA발효는 효과적 미국시장 접근과 무역장벽 완화로 우리나라 경제가 재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공동체로 돌파구 마련=미국은 세계 GDP 23%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이다. 이같은 거대시장과 경제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가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미국 교역 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었다. 수출은 562억달러, 수입은 521억달러였다.
FTA발효와 함께 관세철폐가 본격화하면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들은 경제효과를 향후 15년간 대미 수출은 연평균 12억9000만달러, 대미 수입은 11억5000만달러, 무역수지 흑자는 1억4000만달러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상교섭본부는 13일 “FTA가 시행 중인 칠레, 아세안, 인도 등과 교역액 증가 속도를 보면 시행 전후 무역액이 20~30% 정도 증가한다. 세계 경기침체 영향을 받겠지만 FTA 발효로 한미간 교역량은 적잖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 최대 수혜 기대=자동차는 한·미 FTA 발효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업종이다. 승용차 관세는 2015년까지는 2.5% 미국측 수입관세는 유지되고 2016년부터는 전 차종 관세가 없어진다. 수입 관세가 없어지면 판매가를 낮출 수 있어 수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업종은 당장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반도체와 휴대폰은 이미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는데다 주요 업체들은 많은 물량을 멕시코에서 생산,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산 전자제품 이미지가 상승되는 장점이 있고 생산시험장비 및 원부자재 가격이 떨어져 제품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FTA가 체결되더라도 큰 변동은 없겠지만 국내에서 생산된 신제품 또는 소품종 고급제품은 관세혜택을 받아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후속조치 철저해야=전문가들은 관세 철폐가 빈부격차 확대, 선진국 경제와 동조화 현상, 대외경쟁력이 취약한 산업기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정부는 대·중소기업이 FTA 효과를 극대화하고 교역을 늘릴 수 있도록 원산지 검증과 정보 등을 지원하고 취약업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한·미 FTA라는 과일나무가 잘 자라 누구나 과일을 맛볼 수 있으려면 심는 노력 못지않게 가꾸는 정성이 중요하다”며 각 부처에 철저한 후속조치를 주문했다.
정부는 한·미 FTA를 저해하는 복잡한 유통구조, 각종 규제 등 비효율적 시스템을 개선해 FTA 효과를 모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기업이 FTA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통관절차, 산업동향, 수요전망에 대한 실체적 정보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도 강화키로 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