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유지보수비? 통신3사 "횡포"

통신3사, 연간 지급요율 계약금의 1%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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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 분야 유지보수 서비스 요율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가 국내 네트워크장비 업체에 지급하는 연간 유지보수 대가(OPEX)가 턱없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기준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질 뿐더러 유지보수 비용을 지급하기 시작한 이래 단 한 차례도 변화가 없었다. 소프트웨어(SW) 같은 유사 산업군 기준에도 못 미쳐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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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통신장비업체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사업자에 요율 인상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에 따르면 통신 3사가 장비업체에 지급하는 연간 OPEX 요율은 전체 계약금의 채 1%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여기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원격과 현장 기술지원 업무가 포함돼 있으며 이를 제외하면 요율은 더 낮아진다. 반면에 이들 통신사가 시스코·주니퍼와 같은 글로벌 업체에 지불하는 유지보수 비용은 3%에 육박해 사실상 불공정 거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업자를 제외한 다른 국내업체가 지불하는 비용은 6~7%에 달했다.

통신장비 업체 측은 “국내 업체는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30%에도 못 미치는 금액에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정”이라며 “매년 예산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고 남은 범위 안에서 요율을 책정해 상대적인 불이익을 보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나마 1% 수준의 요율도 3~4년 전부터 받기 시작했다”며 “매년 계약을 갱신하지만 지금까지 전혀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크게 뒤처진다. 국내 장비업체가 해외 통신사업자와 거래할 때 OPEX 요율은 평균 5~10% 수준이다. 옵션에 따라 `테크니컬 서포트` 등이 포함되면 요율은 더 높아진다. 해외 통신사업자가 현장 출동이 가능한 로컬 업체와 계약하하면 평균 요율은 10~15%에 달한다.

정부에서 규정한 기준 안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행정안전부와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마련한 `국가정보화 수발주제도 개선 방안` 등 정부 권고안에 따르면 네트워크장비 유지보수 요율은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산정 기준인 10~15% 수준을 따르도록 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 통신사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국내 업체에 1% 이하 요율만 적용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네트워크 업계의 OPEX 요율 개선 요구가 높아지자 지난해부터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 측은 “현황 파악 중이며 상반기 개선된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신장비 업체 측은 “통신사업자가 연간 유지보수 명목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수백억원대 수준”이라며 “중소기업과 상생을 포함한 유지보수에 대한 근본 철학이 바뀌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업자 측은 “유지보수 계약 요율은 기업 간 내부 거래일 뿐더러 장비와 통신사별로 기준이 달라 일괄적으로 적용해 평가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 김시소 기자

OPEX=업무 지출 또는 운영비로 갖춰진 설비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제반 비용을 말한다. OPEX는 인건비· 재료비· 수선유지비와 같은 직접비와 제세공과금 등의 간접비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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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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