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마켓리더]세계 최고는 기본, 1등 프리미엄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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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IT 강국으로 꼽힌다. 일본 미국 등 과거 우리 벤치마킹 대상을 따라하는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미 기술·제품 변화의 최일선에 우리 기업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선제적으로 움직이면서 앞선 제품으로 시장을 이끌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IT산업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가전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TV 매출에서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모니터에서도 5년 연속 글로벌 톱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도 확고한 1위를 지키고 있다. 한때 아이폰 쇼크를 겪기도 했지만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기기에서도 삼성은 글로벌 위상을 더 높여 가고 있다.

LG전자는 에어컨과 세탁기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TV와 냉장고 등에서도 글로벌 최우수 기업군으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수처리와 에너지솔루션 등에서 LG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대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기술력으로 분야별 글로벌 선두권에 자리잡은 기업들이 적지 않다. 방송장비용 모니터 업체인 티브이로직, 모바일 계측기 강자 이노와이어리스, 디지털비디오리코더(DVR)의 리더 아이디스 등 IT 코리아의 뒤를 받치는 기업들이 있다. 또 이런 중견, 중소기업들의 약진은 국내 IT산업에 큰 힘이 된다.

세계 경제에서 `승자독식`은 보다 강력해지고 있다. 그저 그런 기술과 제품으로는 시장에서 이름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남들보다 특화하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해당 분야 최고 기업들은 앞선 기술과 제품생산 능력에다 마케팅을 결합해 점점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1등 프리미엄`은 계속 강화되는 추세다.

1등 기업은 선제적 대응으로 표준과 특허를 선점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세계 표준을 주도하게 되면 향후 일어날 기술진화 과정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특허는 경쟁자를 따돌리면서 별도의 수익도 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 가운데 하나다.

기업이 넘버원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력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술 변화와 정보유통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칫 숨을 고르다가는 금방 경쟁자들의 추격권에 들어서기 쉽다. 기술 우위는 브랜드 파워를 만들고, 이런 브랜드 파워는 고객들을 아군으로 잡아놓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하지만 승자는 외롭다. 남들의 전략을 볼 수 없다. 만든 제품과 기술이 시장에서 얼마나 인정받을 것인지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투자에서도 남들보다 한 발 앞서 가야 한다.

네트워킹된 경제구조에서는 남들보다 빨리 필요한 기술을 흡수해 원하는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는 것도 중요해졌다.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결할 필요도 없다. 좋은 기술을 사와서 더 좋은 제품으로 부가가치를 더 높이는 작업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고 제품은 좋은 기획과 개발, 생산능력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장에서 팔리고 주목을 끌어야 진정한 `넘버원`이 될 수 있다.

정부 연구개발(R&D) 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추종자` 전략에서 `선도자` 위주의 정책 변화가 뚜렷하다. 벤치마킹보다는 창의적 도전과 선제적 움직임에 더 많은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따른다. 글로벌 톱을 지향하는 기술과 제품에 집중적 지원이 이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구개발도 직접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때를 벗어났다. 필요한 기술은 해외 협력으로 얻을 수도 있고 기업 간 인수합병(M&A), 전략적 협업 등에서 조달할 수 있다. 과정이 중요하지만 그 결과물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