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떠나고자 한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이임식을 갖고 위원장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지난달 27일 사퇴의사를 밝힌 후 4주 만이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5시 광화문 사옥에서 간부와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 위원장 이임식을 개최했다. 최 위원장이 방통위 안팎에서 불거진 비리의혹 때문에 사퇴를 결정한 터여서 이임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최 위원장은 퇴임사에서 지난 2008년 취임 이후 4년간 소회를 밝혔다. 그는 “방통위에서 보낸 1400여일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며 “이런 저런 비판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상임위원과 직원들 덕에 위원회를 순조롭게 운영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된 종합편성채널 선정을 비롯해 IPTV 가입자 400만 돌파, 통신시장 경쟁체제 마련, LTE 상용화 등은 성과로 들었다. 제4 이동통시사업자 선정과 와이브로 활성화 실패를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최 위원장은 “방송통신 산업 발전에 정성을 다했던 열정적인 선배로 기억해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방통위를 떠났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 최 위원장은 방통위 초대 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2기 위원장으로 연임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방송통신 융합 기구 수장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치적인 정책 결정으로 `철학 없는 행정`이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옛 정보통신부와 방통위를 포함해 역대 최장수 장관 재임기간을 기록했지만 최측근 인사 비리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빛이 바랬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