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을 많이 하니까 운이 따르더라.`
사공일 무역협회장이 임기 마지막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전설적인 골프선수 개리 플레이어의 일화를 소개했다. 개리 플레이어는 1970년대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와 함께 `빅(big) 3`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 골퍼다.
선수 생활 당시 개리 플레이어는 위기 상황에서도 아슬아슬하게 공이 홀 컵에 빨려들어가는 상황을 유독 많이 연출했던 것으로 유명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한번은 어느 기자가 우승직후 인터뷰에서 매번 행운이 따르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개리 플레이어는 `연습을 많이 하니까 운도 따르더라`고 대답했다. 우문현답이다.
사공 회장도 기자에게 “준비 안된 사람에게 어떻게 운이 따라주느냐”고 반문했다. 한덕수 전 총리가 무역협회장에 급하게 추대되긴 했지만, 무역협회장에 최적임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꺼낸 얘기다. 대화 의도를 떠나 운도 실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진리만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최근 연세대학교에서는 30여명의 청년창업가들이 송종호 중기청장 등 창업지원기관 책임자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중기청이 청년창업가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청년창업 한마당투어 행사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20~30대 청년창업가들은 사업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애로사항을 털어놨다. 열띤 자리였다.
창업은 결코 쉽지 않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들의 열정에 박수를 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준비 안된 사람에게는 운도 함께 하지 않는다.
이날 자리를 주도한 송종호 중기청장은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재임 시절, 매주 일요일 안산 창업사관학교를 찾았다고 한다. “어느 노인네(?)가 매주 나와 기웃거린다”는 사관학교 학생들 말을 전해 듣고서야 직원들도 방문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송 청장이 우리나라 중소기업 정책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유가 이런 노력과 열정 때문이다.
성공의 열쇠를 외부에서만 찾으려는 일부 청년창업가들이 가장 먼저 준비할 부분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