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의 지나친 게임 이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부가 일일 게임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쿨링오프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곧 이어 국회의원 법안 발의가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게임중독이 학교폭력 원인 중 하나이며,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 일환으로 `쿨링오프제`를 도입해 청소년의 지나친 게임 이용을 사전 차단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게임 산업계와 국회의원,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지나친 규제라고 반발하면서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과도한 인터넷 및 게임 이용은 학업은 물론이고 건강이나 일상생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스스로 이용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쿨링오프란 어디에서 유래된 말이고, 어떤 제도인지 알아보겠습니다.
Q:쿨링오프란 무엇인가요?
A:쿨링오프는 게임에서 유래된 말은 아닙니다. 셔틀이란 말이 스타크래프트 이전에 셔틀버스 등으로 있었던 것처럼, 쿨링오프는 사실 경제용어로 더 많이 쓰입니다. 쿨링오프(cooling off)는 청약철회제도를 말합니다. 소비자가 판매업자나 보험계약자 등 세일즈맨에 의해 필요 없는 물건을 구매했을 경우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 보고 위약금 없이 계약해지나 반품을 할 수 있는 제도를 가리킵니다.
`피라미드식` 판매에서 주로 보이는 강한 권유나 압박에 의해 계약이 이뤄졌을 때 이를 일정 기간 안에 무효로 되돌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전자상거래, 전화판매, 다단계 판매 등으로 이뤄진 불공정거래에서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다시 말해서 쿨링오프란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보라`는 의미입니다.
Q:게임 쿨링오프제는 어떻게 이뤄지는 건가요?
A:정부가 검토하고 박보환 새누리당 의원이 이달 초 국회에 발의한 `초중등학생의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및 해소에 관한 특별법안`은 공통적으로 쿨링오프제를 담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쿨링오프는 하루에 이용가능한 게임시간을 제한하는 제도입니다. 대상은 6세 이상 18세 이하 모든 청소년이며, 적용되는 게임물도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모든 게임물을 포함합니다.
박보환 의원이 제안한 바에 따르면 이 제도를 시행하면 게임 시작 후 연속 2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접속이 차단되고, 5~10분 후 다시 접속이 가능하게 됩니다. 또 1개 게임 당 하루에 최대 4시간을 초과해서 게임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다만 모든 게임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1개 게임만 차단되는 것이며, 4시간을 초과하더라도 다른 게임을 이용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박 의원은 청소년들이 2~3개 게임을 옮겨다니며 이용하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장시간 이용해야 레벨이 높아지기 때문에 쉬지 않고 게임만 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Q:쿨링오프제는 바로 도입이 되는 건가요?
A:국회 절차상 특별법 제정은 기존 법률안 개정안보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국회 상임위인 교육과학기술위원회로 법안이 올라가 있지만, 2월 임시국회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회 통과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절차상 교과위 전체회의, 법안소위, 법사위, 공청회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5월 말로 끝나는 18대 국회 내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쿨링오프 도입을 두고 사회 각계에 찬반 여론이 격화된 것도 제도 도입의 장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장기적으로는 청소년의 폭력적 행동과 영상미디어 폭력성 사이에 인과관계를 찾는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나친 게임 이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이용자 스스로 자신의 나이에 걸맞은 게임을 선택하고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이는 정부 뿐 아니라 사회, 학교, 가정 모두 노력할 부분입니다.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어!` 이민정 지음·이형진 그림, 주니어랜덤 펴냄
아이들의 눈으로 게임 중독을 다룬 그림책이다.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입시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부모나 친구들과 놀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게임중독으로 힘들어 하는 아이들은 늘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어른들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이 책은 단순이 게임 중독이 아이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부정적 사고에서 벗어나 주인공인 찬규를 통해 왜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드는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또 게임에 중독되면서 변해가는 친구 모습을 바라보며 아이들 스스로 게임 중독의 심각성을 느끼고 어떻게 풀어갈지 깨닫게 한다.
◇`게임 중독과 셧다운제` 전종수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쿨링오프제에 앞서 셧다운제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됐다. 자정부터 이튿날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이 차단됐다. 그렇다면 청소년 게임 중독 문제는 해결됐을까.
저자는 `노`라고 대답한다. 게임 중독 예방과 치료는 정확한 진단 기준과 정보 공유 네트워크, 부모 개입, 지속적인 학제간 연구가 바탕이다. 이 책은 게임의 폭력성과 음란성, 사행성, 아이템 거래와 사이버 범죄, 게임 뇌와 관련된 연구와 담론을 파헤치며, 역기능을 규제할 합리적 방안을 찾는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