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방송통신위원회장 선임 "어렵다 어려워"

이명박 대통령이 13일부터 터키와 중동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후임 방송통신위원장 인선도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래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사퇴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후임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마땅한 인선 대상자가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 왔다.

자천, 타천으로 하마평에 오르던 주요 인사들은 대부분 고사하면서 인선 자체도 차일피일 미뤄져 방통위는 현재 2주 동안 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문제는 아직도 후임자 인선과 관련해 어떤 방향조차 못 잡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최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과 송도균 전 방송통신위 부위원장, 홍기선 케이블TV시청자협의회 위원장, 손기식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장 4명을 차기 방통위원장 후보로 검토한 바 있다.

이중 고 의원은 특임장관에 내정됐고 나머지 후보자는 개인적 능력과 자격 여부는 둘째 치고 모두 고사하면서 상당한 진통을 예고했다. 이후 친박계인 홍사덕 의원과 홍성규 현 방통위 부위원장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역시 무위로 끝났다.

결과적으로 현재 후임 방통위 인선 작업은 원점에서 다시 논의 중이며 옛 정통부 장·차관을 포함해 고위 관료를 대상으로 물밑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지만 청와대는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지나치게 정치적인 인사는 여론과 야권의 반대가 불가피하고 관료 출신은 선거라는 중요한 시기에 선뜻 낙점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행 위원 후보 자격도 청와대 시름을 더해주고 있다. 현행법에는 상임위원 자격을 통신과 방송 관련 근무 경력이 15년 이상이고 최근 3년 이내에 이해가 걸린 동종 기관과 기업에서 퇴직한 자가 아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규정을 맞춘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부 관료뿐만 아니라 케이블TV 등 방송업계, IT·통신업계까지 폭넓게 문을 열어 놓고 후보를 물색한다는 소문이 솔솔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자칫 이런 분위기라면 상당히 장기간 공석으로 위원장 자리가 남아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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