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OLED 속도전, 과정도 챙겨야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출범 3년만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거대한 산업 생태계까지 구축했다. 코닝과 기판 합작사를 설립키로 한 것은 소재부터 패널 완제품까지 일괄생산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그룹 차원의 지원과 함께 삼성전자로의 합병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LCD에서 검증된 삼성의 `성공 DNA`가 접목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 공정 혁신을 통한 원가 경쟁력 향상, 스피디한 신제품 개발은 삼성이 부품 시장에서 1등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 경쟁사는 물론 일본, 대만 등 경쟁사가 추격하지만, SMD는 추월을 허용하지 않는 초격차(超格差)를 확보할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냉철하게 따져야 할 위험 요인도 많다. 첫 손엔 특허가 꼽힌다. 패널 구조 및 회로기술, 인광재료 등 OLED 원천 특허에서는 아직도 일본 강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1년 새 공개된 OLED 발광재료 특허 중 과반은 일본 업체들이 확보한 것이다. 향후 특허 분쟁 가능성을 봉쇄할 전략이 필요하다.

플렉시블 및 OLED TV 등 차세대 제품의 속도 조절도 필요하다. 세트 업체들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지 명확하지 않다.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대형 LCD 시장이 교훈이다. 2010년 LCD 호황 끝물에 밀어내기로 시장에 풀린 LED TV용 패널은 고스란히 재고로 남아 공급 과잉을 부추긴 원인이 됐다. 시장 성숙도가 기술에 미치지 못했던 탓이다. OLED TV도 LCD TV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지 모호하다. 과감한 투자가 자칫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지만 직원의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차일수록 조그마한 실수가 대형 사고로 귀결된다. 과정도 중요하다는 금언은 어디에서나 유효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팀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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