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 이동통신 가입자가 쓰던 번호 그대로 선불요금제로 전환할 수 있는 선·후불 번호이동제도가 상반기 시행된다.
방통위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이동전화 선불요금제 활성화 방안`에 따라 선·후불 번호이동 관련 고시 개정을 준비 중이라고 8일 밝혔다. 방통위는 이르면 다음달 고시 개정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방통위는 이동통신 소량 이용자 요금 절감에 기여하고 계획적인 통신 소비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선불요금제 활성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선불 가입자는 101만명으로 전체 이동전화가입자 2% 수준에 불과하다. 선불요금제 가입·충전 절차가 부족하고 무선인터넷 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있는 등 여러 요인이 선불 활성화 발목을 잡았다.
방통위는 번호이동성 고시를 개정해 선불과 후불 가입자가 기존에 쓰던 번호 그대로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선·후불 번호 이동으로 이용자 선택권이 확대되는 동시에 기존 이동통신사업자(MNO)와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 간 경쟁을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방통위는 선불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가입절차 및 요금제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KT가 지난해 말 온라인상에서 가입자식별장치(USIM) 등록만으로 선불요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SK텔레콤도 상반기 중 시스템 수정을 마치는 대로 온라인 가입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충전 방식은 온오프라인 충전처를 다변화하고 최소 충전금액을 낮추는 작업이 진행됐다. 유일하게 최소 충전금액을 1만원으로 유지했던 SK텔레콤도 다른 사업자와 동일한 5000원으로 조정했다.
방통위는 선불 요금제가 데이터 서비스 사각지대인 점을 개선하기 위해 선불 전용 데이터 정액제 출시도 독려하고 있다.
선불 활성화작업과 별도로 번호이동성 제도가 개정되면 기존 3G 이동통신과 와이브로 서비스 간 번호이동 여부도 함께 검토될 전망이다.
현재 통신사업자는 와이브로에 별도 번호를 부여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와이브로 기반 음성통화서비스가 등장할 것에 대비해 번호이동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