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소셜&소통 경영](6)소셜미디어 성공 방정식

국내 대기업인 A사 CEO는 2009년 12월 기존 온라인 채널을 담당하는 과장을 불러 SNS 환경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회사에 적용하면 어떤 이득이 있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한 후 조만간 팀을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 일주일 후 CEO는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조직 구성과 마스터플랜 수립,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이슈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하루아침에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므로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꾸준하게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 또 회사에 새로운 참여·나눔·수평의 문화를 창출한다는 각오로 소신껏 일하되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 직접 CEO와 독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후 2개월여에 걸쳐 직원을 신규 채용해 소셜미디어 전담팀을 구성하고 SNS 채널과 콘텐츠 전략 등 5개년 마스터 플랜 수립을 완료하고 본격 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사규를 변경해 과장을 팀장급으로 승진 발령하고 해당팀에 독립적인 사무공간도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은 것이다.

팀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마스터플랜에 대한 직원 공감대 형성 순회 교육과 임원 소통리더십 교육이었다. CEO도 직원 미팅이나 조회사 등을 통해 소통강화의 필요성과 소통도구 활용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나갔다.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 기업은 국내기업 중 소통문화 개선을 통한 직원 일체감 조성은 물론 고객과의 관계관리 활동에서도 최고의 벤치마킹 사례로 알려져 있다.

A사 사례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만 챙겨야 할 일이 많은 CEO에게 이런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경영성과는 생산·영업· 판매 구조만이 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점에서 경영층도 기존과 다른 마인드가 필요하다. 물론 CEO중에서 소셜미디어를 직접 개설해 활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관심 밖이라는 점이 문제다. 이로 인해 현재의 경영진 마인드는 인터넷소통 담당자의 마인드와 괴리감이 존재한다. 대부분이 아래로부터 추진되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인터넷소통협회가 발간한 SNS 고객만족보고서에 따르면 정보제공성(56.3)과 고객참여성(55.2점)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에 콘텐츠 적합성(54.9점), 정보활용성(53.8점)과 고객응대성(53.7점)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제공되는 콘텐츠와 운영 전반의 독창성과 차별성(54.2점)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기업과 기관이 홍보· 마케팅, CS활동 차원에서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음을 방증해 준다.

이런 원인과 해결방안을 찾고자 고객평가로 선정된 국내에서 소통 잘하는 40여개 기업(관)의 사례와 담당자 인터뷰를 분석해 보면 공통된 고민거리를 만난다. 그들이 지적한 고민은 일단 만들고 보자는 식의 환경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체계적인 SNS 운영전략 및 성과관리지표 등을 수립하고 전사적으로 통합적인 조직적 대응과 내부 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며 SNS 담당자의 전문성 확보와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기 성과로 인해 부각되는 숫자보다는 고객 활용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장기적인 마니아 확보, 패키지화된 저비용 고효율 채널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적정한 투자 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가장 핵심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은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관심과 지원의 필요성이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단기성과와 숫자다. SNS 성과관리는 숫자만으로 해결해서는 의미가 없다. 만 명의 허수보다 100명의 정수가 마니아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벤트 한번으로 만 명이 참여한들 모두가 마니아가 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수 보다는 얼마나 고객과 접점에서 양질의 정보를 교류하고 고객의 요구에 실시간 대응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조직적이고 통합적인 대응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기존 부서 이기주의는 소셜미디어와는 정면 대치되는 요소다. 참여·개방·공유가 기본인 인터넷소통은 기존 조직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 부서에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여러 개의 채널에서 하나의 기업 이미지만 인식할 뿐이다. 업무 과중에 따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높다. 기존 인력 전문성 확보와 전문 인력 보강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소셜미디어는 N세대의 사고와 행동 양식을 만들어낸 구조다.

SNS 성공 요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내부 직원의 협조적인 분위기다. 특히 소셜미디어는 상호작용성과 참여와 공유가 근간이므로 내부 직원의 참여를 통한 고객과의 상호작용은 성패를 가름한다. 작은 조직이라도 내부 참여가 초기 진입 성공의 열쇠다. 이를 위해 CEO는 전사적인 참여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조직 내부에 소통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 부회장 ceo@kicoa.or.kr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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