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둔화로 수출 타격·내수부진 우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고은지 기자 =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6%로 예상치를 밑돈 데 이어 올해는 더 낮아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시화된 세계 경기둔화가 올해는 더 뚜렷해져 우리 경제의 주 동력인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만회할 내수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6일 국내외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보면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가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8%를 제시했다.
민간 연구기관 중 현대경제연구원은 4.0%로 가장 낙관적으로 봤고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각각 3.6%에 그쳤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5%를 예상했다.
외국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이보다 더 좋지 않다.
UBS가 한국 경제를 가장 비관적으로 내다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작년 초 올해 성장률을 3.8%로 제시한 것에 비하면 1년 만에 거의 2%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다른 IB 중에서 지난해 성장률(3.6%)보다 높은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노무라는 3.0%, 모건스탠리는 3.2%, BNP파리바는 3.3%를 제시했다. 도이체방크는 3.4%, 바클레이와 골드만삭스는 각각 3.5%, BOA메릴린치와 JP모건은 3.6%를 내놓았다.
비관적인 성장률 전망의 주요 근거는 유럽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세계 경기둔화 가능성이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올해 1분기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 5개국의 국채 만기는 2천75억유로에 달한다. 다시 한번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의미다. 설사 국채가 성공적으로 발행되더라도 실물경기의 침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외국 IB들은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마이너스 성장`을 점친다. 유럽의 경기 부진이 중국에도 악영향을 미쳐 올해 중국의 성장률은 8%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하는 기간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만큼 길어졌다. 올해는 중국,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의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의 둔화는 우리 경제의 주 동력인 수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수출이 5천950억달러, 수입이 5천700억달러로 작년보다 각각 6.7%, 8.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수출이 전년 대비 19.6%, 수입은 23.3%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한 수치이다.
더구나 1천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가계의 실질소득마저 감소, 내수가 살아나 수출부진을 만회할 기미도 거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세계 경기둔화는 점차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내수마저 부진하다면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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